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암사·봉암사·동화사·천은사 일주문, 보물됐다

  • 성보
  • 입력 2022.12.28 18:31
  • 호수 1664
  • 댓글 0

문화재청, 12월28일 성보 모두 7건 지정 발표
옥천사 누각, 봉국사 대광명전, 실상사 승탑도

순천 선암사, 문경 봉암사, 대구 동화사, 구례 천은사의 일주문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사찰 일주문이 보물로 지정된 건 2006년 ‘부산 범어사 조계문’ 이후 두 번째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2월28일 사찰 일주문 4곳과 ‘고성 옥천사 자방루’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을 보물로 지정했다.

일주문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산문(山門)이다. 사찰의 영역을 표시하는 정문이기도 하다. 통상 네 기둥(四柱)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일반적인 가옥 형태와는 달리 일직선상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을 갖춘다.

‘순천 선암사 일주문’은 ‘조계문'(曹溪門’으로도 불리며 1540년 중창됐다는 기록이 있다. 건물 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과 공포(하중을 받치기 위해 대는 부재)가 여러 개인 다포식 건물이다. 기둥 구조는 기둥과 창방(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가로 부재)으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초창 기록은 확인할 수 없으나 조선시대 문헌에 따르면 절 내에서 임진왜란(1592)과 병자호란(1636) 때 소실을 면한 유일한 건축물이다.

‘문경 봉암사 봉황문(鳳凰門)’은 선암사 일주문과 마찬가지로 맞배지붕과 공포가 여러 개인 다포식 건축물이다. 앞쪽에는 ‘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가, 뒤쪽에는 ‘봉황문’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정확한 창건 기록은 없으나 1723년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동화사 봉황문’은 조선 인조 11년인 1633년에 처음 건립됐다가 1965년 현 위치로 이건됐다. 단칸 팔작 지붕이며 다포식 공포이다. 주기둥 상부에 비스듬히 부재를 덧댔고 주기둥 옆 2개의 보조 기둥을 세운, 보기 드문 혼합 형태의 구조라고 문화재청은 분석했다.

‘구례 천은사 일주문’은 단칸 팔작지붕과 다포식 공포로 돼 있다. 일주문의 문지방이 목재 아닌 ‘석재’로 돼 있는 건 천은사 일주문이 유일하다. 일주문 앞 현판에는 ‘지리산천은사’(智異山泉隱寺)이 쓰여 있는데 천은사에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5)가 흐르는 물과 같은 글씨체로 편액을 써 걸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사적기 등에 따르면 1723년에 창건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국의 사찰 일주문 50여 건을 조사하고 전문가 검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4건을 보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滋芳樓)’도 함께 보물로 지정됐다. 자방루는 대웅전에 비해 큰 규모로, 정면의 모든 칸에는 판문(板門)을 두어 개방과 폐쇄를 조절할 수 있다. 상량문 등 기록에 따르면 1664년에 법당 맞은 편에 있는 정문으로 처음 건립됐고 이후 1764년에 누각 형태로 중창돼 ‘정루(正樓)’ 또는 ‘채방루(採芳樓)’라 지칭했다. 앞쪽에는 ‘옥천사(玉泉寺)’라는 편액이, 뒤쪽에는 ‘자방루(滋芳樓)’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17세기 후반 세워진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大光明殿)’도 보물이 됐다. 조선 현종의 딸인 명혜(明慧)와 명선(明善) 두 공주가 병에 걸려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왕실 주도로 창건한 절이다. 기록에 따르면 봉국사는 1674년 새로 창건됐는데 대광명전 목재 연륜연대 조사에서도 주요 부재가 17세기 후반의 것으로 확인돼 이 시기 함께 세워진 전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부 닫집(부처님 머리 위로 지붕이 있는 작은 공간)의 구성이 화려하다.

신라 말기에 만들어진 승탑 ‘전북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片雲和尙塔)’도 보물로 지정됐다. 편운화상(?∼910)을 향한 공양과 추모 의미를 담은 조형물로, 탑신(塔身·탑의 몸체)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후백제와 관련한 문화유산이자 910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 말 고려 초 고승을 위한 사리탑은 팔각당(八角堂)형 양식이 주류를 이뤘다. 편운화상탑도 향완(그릇 모양 몸체에 나팔모양의 높은 받침대가 있는 향로)의 형상과 유사하다. 문화재청은 “기단부와 탑신부를 비롯한 전체적인 비례와 비율 등이 조화로워 당대 최고의 장인이 설계와 시공을 했던 것으로 판단돼 예술적 가치도 높다”고 보물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4호 / 2023년 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