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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한한 생명력과 잠재력 갖춘 불교로 거듭나려면

기자명 석암 스님
  • 교계
  • 입력 2023.02.10 21:35
  • 수정 2023.02.11 10:18
  • 호수 1668
  • 댓글 2

강원도 양구 관음선원 주지 석암 스님

부처님 말씀은 현대 과학기술과 잘 맞아
법문 한 마디에 우주 생성변화 담겨있어
한국불교 살려내려면 인재 발굴이 우선

강원도 양구 관음선원 주지 석암 스님이 '불법은 살아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스님은 은해사에서 법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 남해 보리암에서 기도를 시작으로 10여 년간 제방과 토굴에서 수행 정진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학을 전공했고, 중앙승가대 총학생회장, 은해사 포교국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관음염불운동과 보살의 마음을 전하는 보살전등회로 대중포교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관음경 해설서인 '꽃피니 열매 맺네'를 비롯해 ' '파랑새 창공을 날다' 등이 있다. 편집자

불법은 살아있다. 지금까지 수행해오며 느낀 점은, 정말 경이롭다고 생각했던 것은 부처님의 말씀은 틀리지 않는다. 광활한 우주를 꿰뚫어 보고 우주의 현상이나 진리를 확실히 말씀해 오셨다.

지금은 인간 삶의 편리성이 다양해졌고, 과학기술이 미래를 이끌어가며, 우주를 내다보는 안목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나타내 보이니, 그 신빙성에 저절로 감탄한다.

인류역사상 최고의 우주 망원경은 단연코 제임스 웨브 우주 망원경이다. 제임스 웨브 망원경은 130억 년 전 초기 우주의 빛을 관측하는데, 성공하였고, 깊은 심(深)우주 관찰에 뛰어나다.

부처님께서 우주를 설하신 법문은 많지만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하나의 티끌 안에 우주를 머금고)’ 법문이 특출나다. 법문 한마디에 우주의 규모와 생성변화, 성질이 담겨있다. 티끌과 우주의 규모는 비교될 수 없다. 사실 지구도 우주에서 티끌 같은 존재이지만 말이다.

티끌이 우주를 머금었다는 것은, 티끌이 밖으로 우주를 안으로 감싸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에 우주는 티끌을 안으로 감싸 머금고 있고, 이것이 ‘상입상즉(相入相卽 서로 마주 보며 하나가 된다)’이다.

한 공간 안에서는 안과 밖이 따로 없다. 그런데 티끌과 우주를 연결해 주는 무언가가 있다. ‘진공(眞空)’이다. 그 안에는 무한대의 생명력과 무생명들이 뒤엉켜있다. 이것을 ‘진공묘유(眞空妙有)’라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진공의 현상을 ‘비가 온다.’라는 표현을 썼다. 우주에 끊임없이 내려지는 비. 광음(光音)이다.

진공을 바르게 내다보는 법은 직관(直觀)에 있다.

직관은 제임스 웨브 망원경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제임스보다 더 성능이 좋지만, 직관은 견성(見性)에서 제대로 발휘된다. 견성해야만 직관의 관점이 바르다.

일념(一念)과 일심(一心)이 있다. 일념은 직관이 올바르지 않다.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생각이 내다 보기 때문이다. 일심은 직관의 힘이 올바르다. 확실하다. 고요하고 텅 빈 마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주를 내다보는 시점은 일심이다.

일념은 한 생각이요, 일심은 한마음이라.

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도 수행을 놓지 않은 것은 일심에 머물기 위해서다. 깨달음은 일념에 의해서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완성된 수행이 아니다. 일심에 의해서 수행은 완성된다.

불교는 마음이다. 일심이 돼야 수행완성의 경지에 이른다. 일심은 염불하거나 화두를 들어 수행하는 경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놓아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일심은 근본 마음이다. 자타가 다름이 없고, 모두를 하나로 바라본다. 일심은 바로 내다보는 직관이다. 일념에서도 깨치지만, 견성(見性)의 경지는 아니다. 직관의 힘이 약해서 확실히 보지 못한다.

맑지만 아직 밝아지지는 못한 것이다. 일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심이 되어야 견성을 하는 것이다. 견성 해야 마음의 세계를 알 수 있고 우주의 세계도 내다 볼 수 있다. 일념은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볼 수는 있어도 견성 자리는 아니다.

일념에서 일심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성품을 보는 것이다. 견성은 일심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일심이 되지 않으면 확실히 깨친 것이 아니다.

이제 불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우주 속 불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우주의 끝없는 진공 안에 고통과 고난, 인류발전의 해결책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진공은 마음이다. 깊은 마음.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제 우주로 눈을 돌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주 진공을 꿰뚫는 일심을 얻어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는 불성을 일깨워져야 한다.

태양계 행성 중에 목성이 가장 크다. 목성의 여러 위성 중에 유로파(Europa)가 있다. 유로파는 태양계 행성 중 확실히 외계 생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목성의 위성이다. 유로파의 표면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어있다. 20~25km의 얼음이다. 그러나 그 표면 위로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을 관측했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적어도 지구에서만은 그렇다. 그 얼음 밑에 미지의 세상이 있고, 생명이 확실히 산다는 마음이 자연적으로 떠오른다. 직관이다. 놀라운 세상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인간들도 잡된 망상의 두꺼운 얼음장 안에 고요하고 찬란히 비추는 대광명이 있지 않은가!

살아있는 불교를 해야 한다.

불교는 무한한 생명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광활한 허공인 법계는 천재성과 창조의 힘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바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비의 힘으로 아픈 마음을 위로해주고 껴안아 주어서 치유하고, 마음에 감동을 이끌어 평화의 선상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살아있는 불교요, 위기의 한국 불교를 다시 살려내고, 다가오는 미래에 모든 이가 행복하고 평화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나가고 발굴해 나가는 일이 우선이다.

바위에 박힌 보석 같은 인재. 때로는 보석들이 더러워졌다고 나쁜 마음을 내지 말라. 이것이 자연과 인생의 사이클이고, 보석이 모든 빛을 잃어버리고 한 단계 성숙하는, 다시 태어나 모두를 포용하며 이끌어가는 생명력이 있는 불안(佛眼)이다.

불안은 마음의 눈이다. 각자(覺者)의 눈이다. 각자는 견성(見性)한 자다. 즉 깨달음을 얻은 자다. 마음이 지극히 고요한 자다. 고요함에서 만물이 탄생하고, 세상이 창조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이 고요할 때 모든 잠재력이 비친다. 모든 것이 마음이고, 마음이 주인이기 때문에, 마음 하나 고요하면 자기 계발에 제일이고, 우주적 천재들이 만들어진다.

먼저 견성 하여야 한다. 견성은 어렵지 않다.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많은 수행자가 몸과 마음을 태운다. 고수는 온 정성과 혼의 힘을 기울일 뿐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견성하는 방법은 많다. 그중에 제일 빠르고 확실한 법은 조사의 견성법이다. 수행을 통해 얻는 일이 아니다. 한순간의 일이다. 한순간 우주를 들이마시는 자다. 항상 눈앞에 고요한 진공이 내비치는 자이다. 바로 법계와 계합(契合)하는 일이다. 계합법을 전하지 못하기에 큰 도인들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 불교가 이런 일을 해내야 한다.

계합된 도인의 출현을 끌어내야 한다. 찾아내야 한다. 만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기상과 자비가 있는 자를.

석암 스님 pige500@hanmail.net

[1668호 / 2023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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