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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에 수강신청 하십시오

기자명 황산 스님

정법 제대로 알고 믿을 때
헤매는 삶서 벗어날 수 있어
3월이면 전국 불교대학 개강
배우고 기도하면 더 큰 가피

인도의 부처님 8대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울산 황룡사뿐 아니라 법륜 스님의 정토회와 상월결사, BBS 그리고 상도동 보문사 등 많은 사찰과 단체에서 비슷한 기간에 서로 다른 일정으로 성지순례를 하였습니다. ‘열반경’에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아난다야, 신앙심이 있는 신실한 사람이 실제 찾아가 보고 감격할 장소 네 곳이 있다. 그곳이 어디인지 말해주겠다. 수행의 완성자가 태어난 곳, 수행의 완성자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곳, 수행의 완성자가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한 곳 그리고 수행의 완성자가 번뇌 없는 열반에 든 곳이다. … 아난다야, 누구라도 이 네 곳을 순례하고 편력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죽을 수 있다면 그들은 모두 죽은 뒤 육체가 시드는 사이 선한 세계에 태어날 것이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어찌해야 하는지 여쭈었을 때는 이같이 설하셨습니다. “열심히 정진하라.”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에 이어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성지순례에 대해 강조하셨지만, 막상 이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불교는 나와 남을 깨닫게 해 육도윤회에서 벗어나는 종교입니다. 단순히 믿기만 해선 최상의 깨달음은커녕 행복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믿음도 정법을 제대로 믿어야지 인연 따라 믿음을 가지면 삿된 외도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배워야 합니다. ‘열반경’에 어떤 말씀이 있는지, ‘금강경’, ‘반야심경’에 어떤 가르침이 있는지 배워야 헤매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어떻게 살아야 할지 확연해집니다. 

황룡사 성지순례팀은 쉬라바스티 기원정사에서 ‘금강경’을 부처님과 수보리가 주고받는 문답처럼 독송하였습니다. 룸비니동산에서는 ‘부처님오신날’ 주제의 찬불가 3곡을 음성공양 올렸고, 쿠시나가르에서도 ‘열반경’을 발췌하여 신도님들과 스님이 역할극처럼 독송을 주고받았습니다. 릿차비족과 헤어진 바이샬리에서는 부처님께서 릿차비족을 처음 만났을 때 설하신 ‘보배경’을 합송하였고, 영축산에 올라서는 ‘법화경’ 중 여래수량품과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독송하였으며, 보드가야에서는 성도하시는 순간을 발췌하여 합송하였습니다. 특히 성지 곳곳에 얽힌 이야기를 끝없이 설명했습니다. 불자님들은 아득했던 불교가 큰 감동과 함께 명확해지는 것 같다며 기뻐하셨습니다. 

불교는 알면 알수록 의식이 확장되어 마음이 평온해지는 종교입니다. ‘법을 보는 자는 나를 본다’라는 말씀처럼 기도를 통해 부처님을 느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법을 배워서 부처님을 느끼는 것입니다. 불법을 배우고 기도하면 그 기도는 더 큰 가피가 있게 됩니다. 

3월이면 전국 대부분 사찰에서 불교대학을 개강합니다. 불교대학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씩 수업합니다. 불자님 중에는 ‘불교대학’ 하면 매일 수강하고 시험까지 보는 줄 알고 겁을 먹고는 생각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력 초하루나 보름에 진행되는 사찰 정기법회의 참석 인원이 급격히 줄고 있는 현실에서 불교대학이라도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산속 사찰들은 주말에 불교대학을 개강하면 어떨까요? 반면 시내 사찰들은 주중에 개강하여 공부의 기틀을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신도님들도 불교대학을 정기법회처럼 생각하며 해마다 등록해서 10년, 20년 계속 수강하시길 권합니다. 일 년 공부하고 끝내는 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마음공부의 차원에서 보면 불교대학은 졸업이 없습니다. 

교리반 졸업자가 어느 정도 모인 사찰은 경전반을 개설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원이 적더라도 꾸준히 이어나간다면 큰 결실을 보리라 믿습니다. 강사 초빙을 고민하는 사찰도 많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잘하든 못하든 주지 스님이 직접 강의하는 것입니다. 한국 스님들은 전문과정을 거친 사람이 많은 데 의외로 강의하려는 스님은 부족합니다. 스님들도 강의를 위해 노력해야 신도님들도 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2023년 새해에는 전국 사찰에서 불법을 배우는 열기가 활활 타오르길 기원합니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69호 / 2023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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