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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혜 선맥 한국서 유지” 논문, 세계 학계가 주목

  • 교학
  • 입력 2023.05.04 19:46
  • 수정 2023.05.06 08:21
  • 호수 1680
  • 댓글 4

혜주 스님·정준영·성승연 교수의 간화선 논문 A&HCI 등재지 첫 게재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 지도방법 집중 조명…중국선과 다른 특성 입증

인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Religions’(A&HCI 등재지)에 한국 간화선 지도 방법을 다룬 논문이 처음 게재됐다.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는 5월1일 “국내 학자 3명이 한국 간화선 지도방법을 분석한 논문이 A&HCI 등재지에 게재됐다”며 “한국 간화선 지도 방법을 다룬 논문이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Religions’는 인문예술인용색인(A&HCI)에 등재돼 학문적 권위를 인정 받고 있다. 이 학술지의 14권 5호에 실린 논문 제목은 ‘Just Do It! The Art of Teaching Enlightenment: A Study of a Korean Ganhwa Seon Master(그저 할 뿐! 깨달음으로 이끄는 기술 : 한국 간화선사에 대한 연구)’이다. 연구자로는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아동청소년교육과 교수 혜주 스님,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 불교학과 교수, 성승연 서울불교대학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가 나섰다. 

왼쪽부터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아동청소년교육과 교수 혜주 스님,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 불교학과 교수, 성승연 서울불교대학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왼쪽부터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아동청소년교육과 교수 혜주 스님,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 불교학과 교수, 성승연 서울불교대학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이들이 선정한 연구 대상은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7일 간 진행하는 간화선 프로그램이다. 선정 이유로는 “선원장 수불 스님은 1989년 선 센터를 연 뒤 30년 이상 간화선 수행 프로그램을 지도했고 연간 300~400명 이상의 출·재가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3만명 이상이 수료했다고 보고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선원장 수불 스님은 첫날 ‘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자가 누구인가’라는 탄지(彈指) 화두를 대중에게 제시한 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간화선 수행을 지도했다. 철야 수행도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오전 10시, 오후 2시 또는 4시 수불 스님과의 문답으로 수행 진척도를 점검 받았다. 혜주 스님, 정준영·성승연 교수는 수불 스님이 2020년 1월12~18일에 간화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과 대중과 문답을 주고 받는 내용을 분석해 한국 간화선 지도법의 특징을 찾고자 했다. 

수집한 자료는 ‘CRISPA’ 이론에 근거해 해석했다. ‘CRISPA’는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1859~1952)가 내세운 ‘경험주의’ 이론을 재구성해, 교육자의 능력을 6가지의 미학적 영역으로 나눈 것이다. 중국 선사의 간화선 지도 방법의 효능을 분석하고자 울마허(Uhrmacher)와 맹(Meng)이 ‘CRISPA’를 개발한 도구다. ‘CRISPA’의 주요 항목으로는 연결(connection)·위험감수(risk-taking)·심상(imagination)·감각적 경험(sensory experience)·인식(perceptivity)·적극적 참여(active engagement)가 있다. 

논문에 따르면 수불 스님은 7일 간의 수행 프로그램에서 A(적극적 참여)에 관한 단어를 4293개로 가장 많이 활용했다. 이어 C(연결) 분야에 3508단어를, R(위험감수)에 3194단어를 썼다. 또 S(감각적 경험)에 2191단어, P(인식)에 2304단어, I(심상)에 1826단어 순으로 사용했다. 이를 일자별로 살펴보면 3~4일차에 모든 항목이 높은 분포도를 보였다. 3~4일차를 정점으로 점차 이완되는 양상이다. 실제 참여자들도 3일차에 새로운 통찰을 가장 많이 체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혜주 스님, 정준영·성승연 교수는 한국 간화선 지도법이 ‘위험감수’ 영역을 상당히 과감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특징을 찾아냈다. 이는 앞서 중국 간화선 지도법과는 상반된 결과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선(Chan) 지도자들은 참여자가 낙담하는 것을 우려해 ‘위험감수’의 관련 단어를 자제했지만, 한국의 경우 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들은 “용기를 잃게 만드는 무거운 단어로 보였지만 실제 지도에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됐다”며 “이는 간화선 제창자 대혜종고(大慧宗杲, 1089~1163) 스님의 지도 방법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논문은 한국 간화선이 가진 독창적 특징을 입증하는 데 고무적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또 한국과 중국 간화선 지도 방법의 차이점을 확인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해당 논문은 온라인 ‘Religions’(A&HCI 등재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링크는 "www.mdpi.com/2077-1444/14/5/573"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0호 / 2023년 5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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