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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앞두고 도난 성보 32점 환지본처

  • 성보
  • 입력 2023.05.23 15:53
  • 수정 2023.05.24 09:14
  • 호수 1683
  • 댓글 0

조계종·문화재청, 5월23일 환수 고불식 봉행
진우 스님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성보 환수”
“조계종·문화재청·경찰청 등 상호협력 결실”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를 비롯해 전국 14개 사찰에서 도난당했던 불화 11점과 불상 21점이 길게는 35년, 짧게는 14년 만에 원소장처인 각 사찰로 돌아간다.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5월2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고불식을 열고 도난 성보 32점의 환지본처를 알렸다.

이날 환수된 성보는 ‘강진 백련사 삼장보살도(1773)’ ‘포항 보경사 지장보살도(1778)’ ‘대구 유가사 영산회괘불도(1784)’ ‘순천 동화사 석가모니불회도(18세기)’ ‘청송 대전사 지장시왕도(1806)’ ‘구례 화엄사 시왕도(1862)’ ‘함양 벽송사 여래회도(1897)’ ‘해남 미황사 동자상(조선후기)’ ‘진주 청곡사 동자상(조선후기)’ ‘순천 동화사 금강역사상(조선후기)’ 등으로, 회화·역사·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걸작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1999년 5월14일 보경사에서 도난당한 ‘영산회상도(1778)’는 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채색법과 세련된 필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988년 도난당한 전남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과 나한상(1693)’은 조성발원문을 통해 1694년 조각 장인 색난(色蘭) 스님 등 7명이 함께 제작한 사실이 확인된다.

조계종은 “보물급 문화재가 다수 포함돼 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훼손되거나 파손된 불상과 불화는 보존 처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에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도난되고 유출되었던 소중한 성보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환수됐다”며 “오늘의 성과는 우리 종단과 문화재청, 경찰청이 도난 불교문화유산을 환수하기 위하여 그동안 상호 협력했던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어 “한국 불교문화유산은 시대마다 가치와 진정성을 고스란히 담으며 우리나라 문화를 주도해 왔다. 하지만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며 도난되는 수난을 겪었다”며 “성보의 환지본처는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일 뿐 아니라 예경의 대상으로 신앙적 가치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환수된 문화유산은 자취를 감춘 뒤 30년 만에 다시금 나투게 된 고귀한 성보들이다. 이 성보들은 도난의 역사를 넘어 본래의 자리에서 불성의 상징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이 피해사찰의 대표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대표 덕문 스님은 “2001년 12월28일 화엄사에서 도난 당한 시왕도가 22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며 “화엄사 주지 소임을 맡은 책임감으로 늘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환지본처된다는 소식을 듣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판결, 환부 결정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준 조계종, 문화재청, 경찰청, 사법기관에 감사하다. 돌아온 성보를 예경의 대상으로 온전히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 문화부장 탄원 스님이 경과보고를 발표했다. 경과보고에 따르면 조계종은 2020년 1월 국내외 경매시장을 감시하던 중 도난 신고가 접수된 보경사 불화 2점의 출품 정보를 입수했다. 피의자 A씨가 경매사에 불화를 출품해 처분하려다 범행이 발각된 것이다. 이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조계종과 협력해 그해 9월 A씨의 자택에서 은닉된 도난 불교문화재 32점을 찾아냈다.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들은 은닉 사범으로부터 압수한 32점 전부에 대해 진위감정을 실시했고 조계종 소속의 전국 14개 사찰들에서 서로 다른 시기들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임을 확인했다. 경찰청은 은닉 사범의 사건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임의제출 받은 문화유산들을 항온·항습 상태가 양호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위탁·관리했다. 이에 지난해 법원은 A씨에게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형을 선고하면서 도난 유물을 모두 몰수했다. 

탄원 스님은 “저는 종단 소임자이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 도난 피해 사찰 중 하나인 보경사의 주지 소임을 맡고 있기도 하여 더욱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지난해 9월 도난불화 ‘독성도’와 ‘신중도’를 조계종에 안전하게 환수한 데 이어, 또 한 번 의미있는 성과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오늘 환수한 문화유산은 조계종 소속 14개 사찰에서 1988~2004년 사이 도난됐다 되찾은 불화 11점과 불상 21점이다. 역사적·학술적·회화사적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닌 이 문화유산이 원래 자리에서 성보로서 충분히 예경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2014년 조계종 및 경찰청 등과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도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고불식에서 도난 성보의 환수에 앞장선 문화재청 이재원 안전기준과장, 정진희 문화재감정위원,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 경찰청 강상우 경위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고불식에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교육원장 직무대행 지우, 포교원장 범해, 총무부장 호산, 기획실장 성화, 문화부장 탄원, 사업부장 주혜, 포교부장 선업, 불교문화사업단장 원명,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 사서실장 서봉 스님 등 조계종 주요 소임자 스님과 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 전주 서고사 주지 화평, 해남 미황사 주지 향문, 천은사 주지 대진 스님 등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소속 스님이 참석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3호 / 2023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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