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어른들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생각할 만큼 우리나라와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4위 결정전에서 튀르키예 국가가 울려 퍼질때 관중석에서 대형 튀르키예 국기가 올라가자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지요. 이번 지원으로 양국은 한민족이나 다름없는 형제국가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번 한국마을 건립은 김영훈 튀르키예한인회총연합회장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민간차원에서 임시주거시설을 조성하는 건 튀르키예한인회가 유일하다. 김 회장은 “이번 임시주거시설 한국마을 조성은 1999년 7.8 규모의 대지진이 이즈미트를 강타했을 때 이재민 구호에 동참했던 경험에서 비롯됐다”며 “당시 이재민들은 텐트조차 없어 복구될 때까지 수개월 간 비바람을 맞으며 버티고 있었다. 안전하게 몸을 뉘일 수 있는 컨테이너를 지어주고자 후원을 받던 중 조계종과 연결이 된 덕에 360동에 달하는 임시주거단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차례 이재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오던 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거주하는 집을 수리한 경험도 있다. 그 인연으로 하타이주 주정부에 참전용사 가족들에게 임시주거시설 입주 우선권을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임산부나 노약자 등 우선순위에 따라 차례대로 배치되나, 이스켄데룬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튀르키예 군인들이 출항한 항구도시인 만큼 의미가 깊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길 바랄 뿐”이라며 “한국 불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 전망하지만, 원활하게 먹고 살기 위해선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고민규 기자 mingg@beopbo.com
[1683호 / 2023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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