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로서 느낀 70평생의 ‘희로애락’을 수필처럼 담아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한 김정만(수정·73) 불자가 ‘동국대 총장상’을 받았다.
그는 한때 갑작스런 아버지와 형의 죽음으로 “부처님이 참 야속했다”고 고백했다. 새벽 농사일을 나가기 전 항상 경전을 독송했던 할아버지부터 신도회장까지 맡으며 사찰에서 오랜 기간 봉사해 온 아버지까지 그의 집안은 강한 불심으로 신행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절실한 순간 찾았던 ‘부처님·관세음보살님’은 단 한 번도 그에게 가피를 내려주지 않았다. 신심은 이내 원망으로 바뀌었다. 겨우 서른 다섯이었던 형이 목숨을 잃은 날 그도 경전과 염주를 상자에 던져 버렸다.
하지만 2004년 50년지기 친구를 만나며 새롭게 발심했다. 친구는 암 투병으로 죽기 일주일 전까지 염주를 돌리고 염불을 욌다. 친구는 “가피 별다른 것 없어, 기도하는 순간 마음 편해지는 것만으로도 가피”라고 말했다. 친구의 모습에 눈물이 흘렀고, 집으로 돌아가 참회의 절을 했다. 김 불자는 “믿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면서 “귀감이 될 수 있는 불자가 되겠다”고 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2호 / 2023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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