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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북 18개 사찰 201점 고승진영 보고서 발간

  • 성보
  • 입력 2023.06.06 15:20
  • 수정 2023.06.07 11:09
  • 호수 1684
  • 댓글 0

불교문화재연구소,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2022’
지난해 4월부터 현장 조사…“원진국사 진영, 현전 유일 사례”
사찰별 소장 진영으로 ‘법맥’과 ‘문중’ 간 세력 분포도 분석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최근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2022’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남 순천 선암사부터 경북 구미 대둔사, 김천 계림사·직지사·청암사·백련암, 문경 김룡사·화장암·봉암사·원적사·혜국사,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안동 광흥사·봉정사·중대사, 포항 보경사, 예천 보문사·용문사까지 18개 사찰의 고승 진영 201점을 조사한 결과물이다.

앞서 ‘고승 진영(高僧 眞影)’은 초상화 또는 불교회화의 한 유형으로만 인식돼 문화유산으로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체계적인 관리 또한 미흡해 유실과 훼손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불교문화재연구소가 2021년부터 전국 사찰의 고승 진영의 기초 조사에 나서고 관련 서적·보고서가 속속 발간되면서 진영이 불교사는 물론, 문화사·미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보고서에 고승 진영의 인문학 조사, 원형 이미지 촬영, 보존과학 조사 결과를 담아냈다. 진영 속 주인공 행적을 분석하고 계보도를 작성했다. 승탑·탑비·전적·회화·현판 등 관련 문화재을 체계화한 데 이어 그림 한 켠에 남아있지만 그간 독해가 어려웠던 영찬(影讚)·화기(畵記)·묵서(墨書) 등 중요 기록자료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탈초·번역했다. 고화소 카메라와 조명 장비를 활용해 진영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물론 진영 손상현황을 파악해 손상 등급을 부여하고 보존·보수 관리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발간한 ‘한국의 고승 진영 정밀 학술조사-2022’ 호에는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4~12월 현장 조사한 성과가 담겼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중요성을 인정 받은 작품은 ‘안동 봉정사의 환성당지안 진영’과 ‘포항 보경사의 원진국사 진영’으로 2점이다. 

안동 봉정사의 ‘환성당지안 진영’은 조선후기 불교계를 주도한 청허계 최대 문파인 편양파의 적전 계보를 이으며 선과 교를 융합한 선승, 환성지안(1664~1729) 스님을 그렸다. 환성문도에 의해 조성된 가장 이른시기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분석이다. 포항 보경사의 ‘원진국사 진영’은 고려후기 대선사이며 능엄선의 주창자인 원진국사 승형(1171~1221) 스님을 담아냈다. 원진국사를 주인공으로 그린 현전 유일의 사례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또 고려시대 승려를 추선(追善)하기 위해 진영을 조성한 사례로도 주목된다. 

각 사찰에 소장된 진영을 통해 고승 간의 법맥과 문중의 세력 분포도 해석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순천 선암사’가 소장한 진영은 17세기 소요태능(1562~1649) 스님의 법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8세기 이후 편양계 환성문도가 확산될 때 진영도 다수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문경 김룡사’ 진영은 18세기 경상도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환성지안 문중이 제작한 진영이다. 이를 통해 김룡사에 편양계 환성지안 제자 포월초민(1691~1770) 문중과 함월해원(1691~1770) 문중이 주로 세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장사 관음선원’ 소장 진영은 환성지안-포월초민-송매성원의 계보를 이은 쌍운금화 문도의 진영이 다수이다. ‘안동 광흥사’ 소장 진영을 통해 포월초민-영월응진의 제자인 야운시성(1710~1776) 문도가 광흥사에 세거하면서 주 세력을 형성했던 것도 알 수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의 고승 진영 기초 조사는 2024년까지 이어진다. 2021년 진영 347점, 2022년 201점에 이어, 2023년 충청·경북 28개 사찰의 진영 183점과 2024년 서울·인천·경기·강원·전북·경남(범어사) 18개 사찰의 진영 75점의 조사가 예정돼 있다. 조사 마지막 해인 2024년에는 그간 성과를 총망라할 학술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84호 / 2023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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