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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불” 울려퍼진 시청광장…‘이태원 참사 추모 기도회’

  • 사회
  • 입력 2023.07.19 11:18
  • 수정 2023.07.20 00:03
  • 호수 1690
  • 댓글 0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7월18일 오후 7시
서울시청광장 한켠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서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노을 빛이 어슴푸레한 하늘을 비추던 7월18일 오후7시 무렵. 서울시청 광장 한 켠에 마련된 10·29 이태원참사 합동 분향소에는 희생자 넋을 위로하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염불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미타불” 정근이 청아한 목탁·요령소리와 더해지자, 행인들도 잠시 걸음을 멈춘 뒤 159명 희생자 영정 속 밝은 웃음을 마주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가 이태원 참사 263일을 맞아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사노위 소속 선우·도승·법정·동신·원경·보현·대각 스님, 양한웅 집행위원장과 이권수 조계종 사회부 행정관, 고 박현도씨의 유가족 2명이 참석했다. 고 박현도씨 친형의 인사로 시작된 이날 법회는 발언, 기도 염불, 시청광장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발언에 나선 선우 스님은 참사 책임과 진실규명을 회피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선우 스님은 “이태원 참사의 진실 규명과 대통령 공식 사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진실 규명은 꼬리 짜르기로 끝났고 대통령은 유가족 면담 요청에도 묵묵 부답이다”라며 “우리는 사회에 이같은 참사가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유가족의 단식 농성으로 패스트 트랙(fast track·신속처리안건)에 올려놨지만 아직도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국회 본회의 등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특별법 제정은 정쟁(政治)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정말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특별법 제정에 동참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더 이상 책임을 방기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날 저녁 7시30분께 기도염불이 끝나자 스님들·유가족들은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청광장을 두 바퀴 돈 뒤 분향소 앞에 둥글게 모였다.

이 자리에서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8월24일이 참사 300일이다. 1주기인 10월29일도 금방 올 것 같다”면서 “속절 없이 시간은 흐르는데 참 답답하다. 국회 투쟁도 하고 단식도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사노위는 분향소 영정 앞에 통과된 특별법을 올릴 수 있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고 박현도씨 친형(48·은평구)은 “제게 정말 천사 같은 동생이었다”며 “원래 고향(경북 울진 후포면)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내다가 혼자 있는 저를 도와주겠다며 3~4년 전 서울로 올라왔었다. 믿을 수 없겠지만 매일 저녁을 챙겨줄 만큼 다정한 남동생이었다. 그런 동생을 잃었다”고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이어 “모든 게 제 탓인 것 같다. 마음이 참 힘들다. 나 때문에 서울로 오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그래도 기도회에서 염불 소릴 듣는 동안 마음을 잠깐 쉴 수 있었다. 항상 제 일처럼 나서주시는 스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90호 / 2023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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