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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 

간절하게 염불하면 아미타부처님 계신 곳에 태어납니다

우란분재는 목련존자가 지옥 갇힌 어머니 구제한데서 시작
49일 동안 육식을 금하고 극락세계 확고히 믿으면서 기도
‘나무아미타불’ 염불 용맹정진해 삼매 들면 아미타불 친견

혜일 스님은 “우란분재는 현생의 부모와 자신에게도 공덕이 돌아오니 지극정성으로 기도하고 염불하라”고 당부했다. 
혜일 스님은 “우란분재는 현생의 부모와 자신에게도 공덕이 돌아오니 지극정성으로 기도하고 염불하라”고 당부했다. 사진 제공=서울 봉은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법문을 시작하기 전 합창단 공연이 있으면 습관적으로 가사를 깊이 있게 들어봅니다. 제가 다른 사찰 주지로 있을 때, 새로 오시는 분들이 많으면 법문 소재·주제로 합창단 가사를 활용하곤 했습니다. 한 10년 가까이요. 그렇다 보니 오늘 봉은사 합창단의 공연도 본능적으로 귀기울여 듣게 됐어요. 오늘 부른 곡(님따라 날고 싶어라·지혜림 작사·조영근 작곡)은 처음 들어보는 찬불가네요. 참 좋아요. 마지막 가사가 “모든 것 훌훌 털어버리고 저 언덕 넘어로/ 훨훨 훨훨훨 님을 따라 날고 싶어라”였나요? 어떤 님? 혜일 스님? (대중 웃음) 하하.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순간 부처님 세계를 함께 훨훨 날아보죠. 마지막 가사인 “나무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나무 대자대비 관세음보살”도 인상 깊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을 증명으로, 사바세계를 제대로 날아본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아마 최상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해마다 음력 7월15일이면 어느 사찰에서나 우란분재(盂蘭盆齋·Ullambana)를 지냅니다. 우란분재가 무엇입니까. 7대 조상의 왕생극락만 발원하는 것입니까? 보통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아닙니다. 우란분재를 잘 모시면 7대 조상뿐 아니라 현생의 부모에게도 공덕이 돌아갑니다. 나에게까지 돌아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란분재는 정말 정성껏 모셔야 합니다. ‘우란분경’과 ‘목련경’을 보면 정확하게 나와 있거든요. 7월 보름 백중 한 번만 ‘야물게’ 잘 지내면요, 자신과 현생 부모가 100년은 걱정 없이 행복·건강하게 산다고 합니다. 거기다 7대 조상까지 왕생극락하신답니다. 어때요? 해볼만 하죠. 아주 열심히 해야겠죠? 

‘목련경’은 ‘우란분경’을 개작하여 중국에서 만든 경입니다. ‘우란분경’을 보면 먼저 목련존자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이 분은 왕사성에 부상(傅相)이라는 장자였어요. 그냥 부자가 아니에요. 오늘날로 보면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 수장인 재벌이었죠. 아버지는 잘 베푸는 사람이었어요. 덕망도 높았고요. 스님들이 오면 공양을 대접했습니다. 

하지만 명이 짧았던 모양이에요. 지금 나이로보면 40대쯤 돌아가셨어요. 그런 부상 장자에겐 나복(羅卜)이라는 아들 한 명이 있었어요. 목련존자 옛 이름인 것이죠. 아들 나복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3년상(喪)을 치렀어요. 아버지·아들과 달리 어머니는 독특했어요. 상을 치르는 동안 어머니 청제 부인은 아버지의  많은 재산을 탕진해버렸죠. 탕진 이유 가운데 하나가 살생이었어요. 지극한 불자였던 남편이 죽자, 자기 철학대로 제를 올리면서 수천수백마리를 살생하기 시작했어요. 삿된 종교(邪敎)를 믿었던 것이죠. 

나복이 3년 상을 치르고 돌아와 보니까 아버지의 유산이 축났거든요. 그래서 남은 돈을 계산해봤어요. 삼천 관(三千貫)이라 하면은 요새 돈으로 300억인지 3000억인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삼천 관이 남았어요.  천 관은 어머니를 드리면서 ‘이것으로 집안 살림을 꾸려 가시라’ 그러고, 또 천 관은 ‘이것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가시게 하기 위해서 불법승 삼보에 공양을 올리고 매일 오백 명의 수행하는 스님네들을 초청해 공양을 올리도록’ 그렇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천 관은 ‘제가 가지고 저 멀리 가서 장사를 해 돈을 많이 벌어 오겠습니다’ 했어요. 

세월이 어느정도 지났어요. 나복이 장사를 잘해 삼천 관이나 돈을 벌어 가지고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돌아가기 전에 먼저 자기 수하를 보냈어요. 어머니를 믿지 못해 수하를 먼저 보낸거죠. 청제 부인도 눈치를 챘어요. 갑자기 제물로 바치려고 살생한 것을 다 치우고 그릇이란 그릇은 모두 다 널어놓고 스님들을 모셔다가 공양을 올린 것처럼 꾸며 놨습니다. 향도 꽂아 놓고요. 그 순간 나복은 미안해졌어요. 어머니를 의심했었다는 마음에서요.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앞에서 참회의 절을 1000번 넘게 했대요. 그랬더니 마을 사람들이 “왜 안들어가냐” 물었어요. 나복은 “어머니를 의심한 죄 때문”이라고 답했더니, 마을 사람들이 “당신 어머니는 당신이 떠난 뒤에 사교를 믿고 살생을 하고, 집에 오는 스님네는 날마다 몽둥이로 두드려 패서 죄만 많이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복이 혼절을 해 넘어졌다고 합니다.

청제 부인은 이제나 올까, 저제나 돌아올까 하고 만단(萬端)의 준비를 해 놓고 기다려도 아들이 안 와 나가 보니 아들이 기절을 해 가지고 땅에 쓰러져 있었어요. 나복이 일어나자 시치미를 뚝 뗐어요. 부인은 “나복아, 내가 만일 네가 집을 떠난 뒤로부터 날마다 너를 위해 오백 승을 청해다가 재를 올리지 않았다면 이제 내가 집에 돌아가자마자 중병에 걸려 가지고 7일 뒤에는 죽어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맹세를 해도 못 믿겠느냐?” 그랬답니다. 또 “마을 사람들 말 믿지마라. 모자지간보다 가까운 사이가 어디 있겠느냐”하고 오리발을 내밀었어요. 목련 존자도 ‘어머니가 저렇게까지 맹세를 하시니 어머니 말씀이 옳겠지’ 했답니다. 근데 참 입이 화근입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병이 나더니 중병에 걸려 가지고 7일 뒤에는 돌아가셨어요. 나복은 또 3년 동안 시묘(侍墓)살이를 했습니다. 

나복은 살림살이를 다 정리해 버렸어요. 이후 부처님을 찾아가 출가를 했습니다. 부처님 제자가 되어서 열심히 도를 닦았습니다. 도를 닦아 십대제자(十大弟子)가 됐어요. 이중에도 신통제일(神通第一)이 됐습니다. 바로 목련존자이시죠. 목련존자는 신통으로써 어머니를 찾아 나섰어요. ‘틀림없이 아버지도 계시고 어머니도 거기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천상에올라갔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화락천(化樂天)에서 만났는데 어머니가 없어요. ‘이상하다’하고 내려왔습니다. 지옥에 가서 이리저리 온갖 지옥을, 팔만 지옥을 다 찾아봐도 어머니를 못 찾았어요. 부처님께 여쭤봤죠. 그랬더니 “지은 죄로 인해 무간지옥(無間地獄)에 있다” 하셨어요.

그래서 무간지옥에 찾아가서 들어가려고 하니 성벽이 높고 칠중(七重)으로 싸여 가지고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문을 열 수가 없었어요. 목련존자는 다시 부처님한테 와서 “어떻게 하면 그 무간지옥을 들어갈 수가 있습니까?” 했더니 “보통 신통으로도 못 들어간다” 답하셨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가사(袈裟)를 벗어 목련존자가 입게 하고, 당신이 가지고 다니신 석장(육환장·六環杖)도 줍니다. 부처님이 “이것을 지옥문 앞에서 3번 흔들고 3번 땅을 치면 문이 열릴 것이다” 그랬습니다. 지옥문이 정말 열렸어요. 들어가서 청제 부인을 찾았습니다. 어머니는 피투성이와 산발(散髮)로 알아 볼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어머니와 몇 마디 하지 못하고 이별을 했습니다. 비참하고 참혹한 광경을 볼 수가 없어 부처님께 돌아가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구제(救濟)할 수가 있습니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보살(大菩薩)을 청해다가 대승경전을 읽어라” 하셨습니다. 목련 존자가 문수보살·보현보살 등 대보살에게 청해 대승경전을 읽으니 지옥문이 열려 모두 풀려났습니다. 근데 또 목련존자 어머니는 안 풀려났어요. 다시 부처님께 “어머니가 어디로 갔습니까?”하고 여쭈니 “너의 어머니는 죄가 무거워서 대지옥에서 나와 소흑암(小黑闇) 지옥에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풀려나게 할 수 있습니까?”하니까 “또 대보살을 청해다가 대승경전을 읽어라” 했습니다. 이후 목련존자 어머니는 무간지옥에서 아귀도로 갑니다. 아귀에서 다시 축생과보인 개의 몸을 받았습니다.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와서 “어떻게 하면 개 과보를 받고 있는 어머니를 구제할 수가 있겠습니까?” 물으니, 이때 부처님이 음력 7월 보름인 우란분절에 스님들에게 대중공양을 올려 재를 베풀면 어머니를 정토에 왕생하게 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이리하여 목련이 어머니를 구해낸 사실로부터 우란분재를 지내는 풍습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불자님들도  열심히 기도해야겠죠?

저는 백중 49일 기도 기간 동안 여러분에게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육식하지 마세요. 경전을 보면 유정란 먹는 사람, 모기 벼룩 죽인 사람도 지옥에 갑니다. 사실 현대 사회에서 육식하지 않기 쉽지 않습니다. 채식주의가 늘어난다고는 합니다만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이 기간동안은 삼정육(三淨肉)만 드셨으면 합니다. 삼정육은 부처님이 병든 비구에게만 먹을 것을 허락한 세 가지 고기입니다. 해석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긴 한 데, 우선 “자신을 위해 죽인 것이 아닌 것”이어여 합니다. 또 “자기를 위하여 죽인 것이란 말을 듣지 않은 것”이어야 하고 “자기를 위하여 죽인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되지 않은 것”이어야 합니다. 마지막은 좀 포괄적이긴 합니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보면 회를 먹어도 활어를 콕 집어 “사장님 저거 잡아 주세요!”하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이미 만들어둔 것이어야 해요. 이해되셨죠? 7재까지는 드시면 안됩니다.

두 번째는 간절하게 염불하세요. 극락 세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미타부처님 계신 곳에 태어나겠다고 발원하면서 간절하게 “나무아미타불” 해야 합니다. 여기서 살면서 모기 한 마리 안죽여본 사람 있어요? 살생 업을 벗어나고 싶으면 지극 정성으로 “나무 아미타불” 해야해요. 곧 여름 휴가죠? 남편·자식들 휴가 간다고 할 때 “아이고, 나는 더워서 안 갈래” 하고 집에서 혼자 일주일 간만 염불로 용맹정진 해보세요. 7일 안되면 3일이라도 꼭 해보세요. 삼매에 하루만 들면 앞으로 5~10년 잊고 살아도 아미타부처님이 데리러 올 수밖에 없어요. 염불도 열심히 해주실거죠? 제가 한 100일 정도 됐을 때 다시 올 거에요. 그땐 “스님! 스님 말대로 제가 염불 했더니 하루이틀 정도 삼매에 있었습니다” 하며 환하게 웃는 분을 뵙길 바라면서 오늘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정리=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 제12교구본사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이 7월16일 백중기도 입재를 맞아 서울 봉은사 법왕루에서 설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691호 / 2023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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