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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스님 “국민 마음에 자비·화쟁정신 녹아들게 할 것”

  • 교계
  • 입력 2023.09.26 12:35
  • 수정 2023.09.26 12:59
  • 호수 1698
  • 댓글 0

9월26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밝혀
사회적 병폐 현상 심각…불교 역할 중요
내년 전반기 K-명상프로그램 보급 계획
급변하는 사회 대응 위해 내년 조직개편
출가장려위원회 등 통해 출가자 확대 노력

“우리 사회는 물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자살율이 높고, 묻지마 폭행 등 사회적 병폐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현대에 들어 불교 정신이 퇴색되면서 더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불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비·화쟁 정신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국민의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조계종이 앞장서겠다.”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9월26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돌이켜보면 처음 취임할 당시 사부대중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1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열정적으로 보낸 시간이었다”며 “지금까지 익히고 바라봤던 것을 토대로 남은 임기 동안 (종단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진우 스님은 1994년 조계종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합의추대 방식으로 선출된 총무원장이다. 그런 만큼 진우 스님은 단시일 내에 수많은 성과들을 이뤄냈다. 특히 이날 배포된 37대 총무원 집행부 1주년 성과 자료집에 따르면 진우 스님은 천년 간 쓰러져 있던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겠다는 ‘천년을 세우다’ 불사로 종도들 원력을 결집했고, 문화재관람료 감면, 사찰 종부세 개선, 문화재사찰 전기료 감면 등 불교계 현안들을 해결했다.

첫 종단 직영 스님 전문요양병원 개원 등을 통해 승려복지의 기틀을 다졌고, 국내외 재해현장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비나눔 활동 등으로 불교의 대사회 위상을 높였으며, 서울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등 역사왜곡·종교편향에 단호히 대응했다. 취임 이후 매일 아침을 108배로 시작하며 수행문화 진작에도 기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중심으로 한 37대 총무원 집행부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초점이 맞춰졌다.

스님은 1994년 종단개혁 30주년을 맞아 추진되고 있는 종단 조직개편과 관련해 “내년 3월이면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그동안 조계종은 1994년 종단개혁을 통해 수립된 종헌종법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운영해왔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올해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내년 3월 임시중앙종회에 조직개편과 관련한 종법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스님은 또 최근 법보신문이 교구본사주지와 중앙종회의원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청년예비출가제도 신설’을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에 대해 “출가자 확대방안은 그동안 꾸준히 논의되고 고민해왔던 사안”이라며 “현재는 군종 장학생을 중심으로 장학혜택을 부여해 군종장교를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고, 미래본부에 출가장려위원회를 설립해 출가장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출가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포교를 통해 불자 인구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출가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계속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날 명상프로그램 보급 및 명상센터 건립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스님은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사회구성원들은 열등감, 불안감, 불평등에 의한 적대감 등 심리적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불교가 국민들 정서를 순화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그 방안으로 세계적 트렌드인 명상프로그램을 한국적 정서에 맞는 K-명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내년 전반기면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템플스테이와 연계해 명상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국민 모두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도심에 명상센터 등 부대시설을 만든다면 명실상부 ‘K-명상’이 구체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님은 또 ‘문화재관람료’와 관련해 “앞으로는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칭을 안 썼으면 좋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스님은 “불교문화재는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사찰에서 문화재 보수비용만 받고 관리해왔던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국가에서 관리 보존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에서 국가문화재에 걸맞은 지원과 관리보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와 관련해서는 “부처님을 바로 세우는 과정은 여러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같은 무게와 크기를 돌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후년이면 마애부처님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마애부처님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균열이 심하고,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훼손 우려도 있다”며 “그럴 경우 현재 그대로 존치한 상태에서 다른 방식으로 성역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스님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서울 영등포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장애를 앓고 있는 분과 그 장애인을 치료하는 교사들의 애로점을 살펴본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도 했다. 스님은 “장애인들 삶의 현장에서 그들의 아픔을 볼 수 있었고, 장애인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새삼 알게 됐다”고 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불교가 과거 1700년간 민족의 정신문화를 선도해왔던 전통을 계승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자비, 상생, 화쟁 등 불교의 정신이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사부대중도 격려와 응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98호 / 2023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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