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이탄광 수몰사고가 발생한 지 올해로 꼭 81년이 됐습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돼 제대로 먹지도 휴식도 없이 고된 노역에 시달리다, 갱도 붕괴로 ‘악’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수장됐을 그분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분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관음종은 그분들의 해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은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됐을 희생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할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님은 “고향에 두고 온 아이는 이미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고, 아버지 정을 느껴보지 못한 채 황혼의 시기를 맞이했거나 지하에서 아버지를 만나 뵙고 이승에서의 한을 서로 위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수몰사고는 벌써 81년이 흘러 (사람들의) 기억에서 차츰 멀어져 가고 있다.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라고 애도했다.
스님이 관음종 위령재에 동참한 것은 지난해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스님은 그동안 관음종 차원에서 조세이탄광 수몰 희생자 추모사업을 이끌어온 종정 홍파 스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드러냈다. 스님은 “지난해 총무원장으로서 위령재에 동참하면서 조세이탄광 수몰사고의 전말을 알게 됐다”며 “가슴이 답답하고 원통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한동안 되뇌고 또 되뇠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어느 종단도 나서지 않은 조세이탄광 수몰 희생자 추모사업을 종정 홍파 스님께서 홀로 이끌어왔다는 점에 죄송스럽고 또 고마웠다”며 “앞으로 수몰 희생자의 유해 발굴 및 환국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일본 정부와 탄광회사가 유해 발굴을 위해 나서줄 것도 촉구했다. 스님은 “일본 정부와 탄광주는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 우선적으로 유해 발굴을 위해 나서야 합니다”며 “그것이 차가운 바닷속의 영혼들을 위로하고 유가족들의 서러움을 달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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