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계 강타한 포교사 '웹툰'] 모바일 기반 접근성 뛰어나고 거부감 없는 강력한 포교매체

  • 새해특집
  • 입력 2024.01.02 16:36
  • 수정 2024.01.02 16:43
  • 호수 1710
  • 댓글 0

“웹툰을 읽다 보니 꼭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가슴이 따뜻했어요~ 템플스테이, 응원합니다^^!!” “템플스테이가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데 정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웹툰 보며 참고해야겠어요! 내용도 재밌고 유익합니다~~!” “불교에 대한 이해와 사찰에 대해 아주 쉽고 재밌게 풀어놓은 것 같아요! 이 웹툰 보고 다음에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드네요.” (웹툰 ‘걸어서 템플 속으로’ 댓글 중)

엄숙하고 경건한 ‘종교’와 가벼운 즐길 거리인 ‘웹툰’의 다소 생소한 조합이 교계를 강타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불교 콘텐츠를 차용한 작품을 넘어 불보살이나 가르침, 믿음과 신행 등을 직접적으로 다룬 웹툰이 늘어나면서 불교를 전하는 가장 강력한 ‘포교사’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웹툰은 네이버, 다음 등 각종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되는 디지털 만화를 지칭한다. 2000년대 들어 대중화되기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인이 찾는 K-콘텐츠로 K-POP을 이을 차세대 한류 주자로 꼽히고 있다. 종교계도 웹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종교적 가르침을 보다 쉽게 풀어 소개함으로써 종교인은 물론 일반인에게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보다 시각적 매체에 익숙한 오늘날 젊은 층에 익숙한 매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종교 관련 웹툰을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유명한 작품들은 대부분 불교와 관계가 깊다. 불교는 1700여 년 전 한반도에 전래된 후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이에 전통설화, 민간신앙, 도교적인 요소와 결합돼 한국형 판타지 장르의 주요 소재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끈 ‘신과 함께’다. 웹툰 ‘신과 함께’는 평범하게 살다 죽은 김자홍이 49일간 염라대왕 등 여러 왕이 관장하는 저승에서 재판받는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초창기 웹툰이 불교적 색채, 세계관을 주로 가져다 썼다면, 최근 들어서는 불교의 정신을 주제로 삼은 웹툰들이 눈에 띈다. 웹툰 ‘극락왕생’은 제목부터 등장인물, 주제 의식까지 모두 불교로 채웠다. 주인공 도명존자는 지장보살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협시보살이고, 관세음보살의 명을 받아 귀신 박자언의 극락왕생을 돕는 이야기다. 또 다른 웹툰 ‘세화, 가는 길’은 세화사를 배경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절에 모여들어 절밥을 해 먹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렸다. 2023년 12월21일 현재 두 웹툰의 누적 조회수는 각각 614만 회와 210만 회다.

불교 소재 웹툰이 크게 흥행하자 교계도 적극적으로 웹툰을 수용하는 추세다. 조계종 총무원은 매년 국민통합과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불교의 참모습을 알리는 데 기여한 방송·신문 등 매체를 시상하는 불교언론문화상에 2013년부터 뉴미디어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2022년 웹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불교언론문화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작품은 여자라는 이유로 부처님이 준 이름을 빼앗긴 주인공 ‘숙이’가 가부장제의 폐해를 딛고 우뚝 일어서는 성장담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지장보살은 영화사 지장보살을 모델로 했으며, 금산사·월정사 등 작가가 직접 가봤던 사찰들이 사실감 있게 등장한다. 버프툰을 통해 서비스되어 350만명이 봤다.

조계종 포교원은 한발 더 나아가 불자 크리에이터에 대한 창작지원금과 홍보활동을 지원한다. 미디어 포교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이 사업을 통해 현재 4기까지 30여 명의 스님과 불자 크리에이터가 도움을 받았다. 윤혜영 포교팀 주임은 “불자 크리에이터 지원은 어린이·청소년 및 청년들이 불교를 친근하게 느끼고 다가올 수 있도록 익숙한 웹툰, 인스타툰 등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크리에이터로서 이제 활동을 시작한 분들이 대부분으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불교진흥원도 ‘대원불교 콘텐츠 공모’를 통해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있다. 고영인 부장은 “대원불교 콘텐츠 공모는 불교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구현해 대중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웹툰 등 시대에 맞는 불교콘텐츠 개발을 장려·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웹툰을 직접 제작해 소개한다. 문화사업단은 2022년부터 불교 설화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걸어서 템플 속으로’를 만들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제작된 ‘걸어서 템플 속으로’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D.P의 웹툰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스튜디오 타이거)가 참여해 전통 불교문화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71개국 143만 명이 이 작품을 봤으며, 1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 중이다. 강문정 문화콘텐츠팀장은 “사찰이 품은 설화나 이야기에 기반한 웹툰 ‘걸어서 템플 속으로’는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기는 콘텐츠로 평가되고 있다”며 “무려 71개국에서 ‘걸어서 템플 속으로’를 감상하고, 댓글에도 한국불교와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등 간접적인 포교 효과도 상당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불교 세계화의 일환으로 외국어 서비스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2023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한국문화콘텐츠는 웹툰이었다. 2022년 11~12월 해외 26개국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28.6%가 웹툰을 꼽았고, 이어 뷰티, 드라마, 예능 등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강 팀장은 “‘걸어서 템플 속으로’의 영어와 중국어 번역을 이미 완료한 상태로 외국어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며 “모바일 기반의 웹툰은 접근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불교 관련 내용도 스토리의 일환으로 받아들여 거부감이 덜한 만큼, 포교는 물론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최적화된 포교사”라고 평가했다.

명상, 경전 등 모티브로 작업 중인 고통달(한정우) 작가도 웹툰의 포교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고통달 작가는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세련되지 못하다. 콘텐츠를 보고 마음에 들면 감화돼 스스로 다가온다”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듯 이것이 명상이고, 이것이 불교이고,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임을 스며들게 할 수 있다”고 웹툰의 광범위한 활용을 강조했다.

주수완 우석대 교수는 크리에이터의 창작에 도움이 될 시스템 구축을 역설했다. “이웃종교도 선교에 웹툰을 적극 활용하는데, 성서의 가르침을 현대적 상황에 빗대 풀어놓은 내용이 재미는 물론 그 깊이도 놀랄만한 수준”이라며 “웹툰은 일종의 현대판 변상도로, 스스로 공부가 되지 않으면 그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러한 부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웹툰은 어디서?

웹툰은 전용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거나, 웹사이트에서 플랫폼에 직접 접속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웹툰은 특정 플랫폼에서 독점 연재된다. 일부 플랫폼은 유료 결제가 필요할 수 있다. 각 플랫폼마다 연재하는 웹툰, 소속된 작가들이 다르다. 

국내 1위의 웹툰 플랫폼은 네이버다. 수많은 작품이 다양한 장르로 나뉘어 서비스 되고 있다. 기존 다음웹툰을 개편한 카카오웹툰, 카카오톡 기반의 카카오페이지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만날 수 있다. 포스타입, 투믹스, 탑툰, 레진코믹스, 미스터블루 등과 같이 특정 장르에 특화된 플랫폼도 있다. 특정 웹툰을 찾는 게 아니라면 플랫폼의 성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플랫폼을 정했다면 해당 플랫폼의 계정을 만드는 것이 웹툰을 보는 데 도움이 된다. 계정을 만들면 관심이 있는 작가, 웹툰과 관련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알고리즘을 형성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웹툰을 추천받을 수 있다. 웹툰을 읽다가 멈추더라도 재접속시 이어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수많은 웹툰이 쏟아져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면 카테고리 설정이 도움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하거나 조회 수, 평점 순으로 카테고리를 설정해 선택지를 좁히면 웹툰을 선택하기가 수월하다. 특정 작품을 보길 원하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곧바로 해당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부분의 웹툰은 세로 스크롤 형식이다. 쭉 내리며 읽다 보면 마지막에 작가의 말과 함께 댓글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프로필을 눌러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볼 수 있고, 댓글을 통해 작가와 소통할 수 있다. 같은 웹툰을 보는 독자의 감상평이나 본인의 생각을 공유할 수도 있다.

유화석 인턴기자 fossil@beopbo.com

[1710호 / 2024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