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대 불교동아리를 창설해 어렵고 재미없는 종교라는 선입견을 깨고 불교를 전하고 싶습니다.”
서울예대 디지털아트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상민 씨는 2월 23일 대학생불교연합회 1차 조직리더 워크숍에 참여했다. 군 제대 후 복학한 이상민 씨는 요즘 교내 불교동아리 창설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회별 불교동아리회장, 임원들이 모인 워크숍의 유일한 무소속 참가자였지만, 1박 2일 내내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눈을 반짝인 이유다.
그는 워크숍에서 지부별 활동내용을 공유하며 동아리운영의 청사진을 그렸다. 신입회원 모집 상황극을 통해 현장에서의 포교 방법도 몸에 익혔다.
이상민 씨가 불교동아리 창설 원력을 세우게 된 것은 군법사 설여 스님과의 인연 덕분이다. 성가대 출신에 세례까지 받은 가톨릭교도였지만, 어느 순간 ‘나 자신도 믿지 못하는데 신을 믿을 수 있나’라는 생각에 빠졌다. 종교적 회의감을 품은 채 군복무를 시작한 그는 ‘경험해보지 못한 불교를 접해보자’는 호기심에 법당을 찾아갔다.
12사단 군법사 설여 스님은 군 장병들과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설여 스님은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며 “불교는 스스로를 믿는 수행의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조금 충격이었죠. 스님의 법문으로 종교에 대한 회의감이 점차 사라졌고 결국 불교에 귀의하게 됐습니다.”
첫 종교활동 이후 매주 법당을 찾으며 불자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군종병은 아니었지만, 스님을 도와 종교활동을 지속했다. 군종병과 다름없는 군생활을 마칠 무렵 마음속에는 ‘스님께서 나에게 불교를 전했듯, 나도 포교를 통해 회향해야겠다’는 원력이 세워졌다.
복학 후 그의 원력은 교내 불교동아리 창설로 구체화됐다. 그러나 대학 내 종교동아리 창설은 쉽지 않았다. 학교 총장, 동아리연합회의 승인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동아리운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 원력을 놓지 않은 그는 직접 대불련를 찾았다. 주현우 회장은 그의 원력을 반겼고 포교자료를 공유하며 워크숍 참석도 제안했다.
그는 현재 학교 측에 동아리창설에 대한 문의를 접수했으며 교내 커뮤니티 학생들의 생각도 듣고 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 여법하게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1719호 / 2024년 3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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