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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이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건넨 마지막 당부는

  • 교계
  • 입력 2024.03.30 16:00
  • 수정 2024.03.31 11:44
  • 호수 1724
  • 댓글 3

안성 칠장사, 3월 30일 자승 스님 추모다례재 봉행

“무엇으로 ‘포교’하겠나.”

해봉당 자승 스님의 추모다례재가 3월 30일 오전 안성 칠장사에서 봉행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해 말을 아꼈던 칠장사 주지 지강 스님이 이날만큼은 마지막 대화를 전하며 솔직한 감정을 보였다.

지강 스님에 따르면 자승 스님은 마지막 날에도 '포교'를 강조했다. 또 어떤 방법으로 부처님 법을 전할 지 치열하게 고민하길 바랐다. 자승 스님은 "무엇으로 포교하려 하는가" 물었고, 지강 스님은 "사실 아직 공력이 부족하다. 많이 나누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더 기도 정진해 베푸는 것으로 부처님 법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자승 스님이 “나눔으로서 법을 실천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지강 스님은 사부대중을 향해 “오늘 이 자리는 그날 자승 스님과의 한 약속을 실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지강 스님은 동국대와 국립 한경대에 장학금 각각 1000만원을, 아미타불교요양병원에 승려복지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또 안성시에는 쌀 10㎏ 800포를 나눴다.

이어 “제가 (소신공양하실지) 미련하게도 알아보질 못했다. 그날 분명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알아듣지 못했다”고 눈물을 삼켰다. 그러면서 “그날 한 모든 말씀이 귀에 너무 쟁쟁하다. 생각하면 여전히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난다. 그날 자승 스님이 제게 ‘아침 공양은 7시에 합시다’라고 하셨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입적한 장소에서 첫 재를 베풀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강 스님은 “앞으로도 부처님 법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모두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칠장사 주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도 단상에 올라 자승 스님의 영전을 향해 게송을 읊었다. 이어 자승 스님을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수행자”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두 번의 총무원장 소임 내내 투철한 공심을 발휘했다. 베푸는 일엔 항상 앞장섰다”며 “소신공양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법을 전하고 중생을 구하자’고 했다. 이것이 스님의 기본 자세이자 부처님의 부탁이다. 우리도 조금만 먹고, 춥지 않을 정도만 입으며 베풀고 살자”고 당부했다.

원로의원 원행 대종사 역시 자승 스님을 “열반할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처님 법 전하자는 구호를 외친 분"이라며 "자승 스님의 역할로 한국불교는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이를 종단사에서 후학들이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포교원장 선업 스님도 사부대중과 함께 자승 스님이 남긴 유훈인 ‘부처님 법 전합시다’를 삼창하며 전법 의지를 다졌다.

이번 다례재는 자승 스님이 소신공양하며 전소된 요사채를 복구하는 의미에서 ‘칠장사 비전 박문수체험관’ 기공식도 함께 진행했다. 

지강 스님은 “큰스님 가신 자리가 사라지지 않고, 그 뜻이 이어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불사 추진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해봉문도회가 협력해줘 내년 10월에는 사부대중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봉문도회장 탄원 스님은 “어른께서 자화장으로 승화하고 해탈열반한 장소를 뜻깊게 하고자 하니 감회가 새롭다. 저희도 불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답했다.

이날 다례재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자광 대종사, 원로의원 원행 대종사를 비롯해 포교원장 선업, 해봉문도회 의장 탄원, 불교신문사장 오심, 직할교구 사무처 사무국장 선화, 포교원 신도국장 자경 스님과 윤재웅 동국대 총장,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이승현 조계사 신도회장, 김보라 안성시장, 이규민 전 국회의원 등이 동참했다.

안성=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24호 / 2024년 4월 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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