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복직해 만든 첫 번째 차량을 구매하겠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의 뜻으로 이 같이 약속했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30여명은 2월18일 쌍용차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준 불교계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이날 해고노동자를 대표해 “지난 7일 서울고법이 쌍용차 해고자 153명에 대해 해고무효를 선고한 것은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힘이 모여졌기에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해고노동자들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하는 중에도 오늘 조계종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30여명의 노동자들이 기꺼이 일당마저 포기하고 자리를 함께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의 관심과 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쌍용차 문제가 더 이상 극한 대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하루 일당마저 포기하고 조계종을 방문해준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동안 조계종이 노동자들의 고통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노동위를 구성해 갈등의 현장을 찾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남은 과제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마음으로 동참하겠다”고 격려했다.
이에 김 지부장은 “사측이 고법의 결정에 대해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 해고노동자들이 만든 첫 번째 차량을 총무원장 스님께서 구매해 주시겠다고 약속한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한 해고노동자는 “쌍용차 문제로 구속된 동료들이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자 자승 스님은 “화쟁위와 노동위 등 종단 공식기구를 통해 쌍용차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며 “해고노동자들이 복직해 만든 첫 번째 차량도 구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구속된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과 도움도 약속했다.
자승 스님의 약속에 해고노동자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서울고법 민사2부는 지난 2월7일 쌍용자동차 해고자 153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쌍용차의 정리해고 결정에 긴박한 필요나 유동성 위기가 있었던 것은 인정되지만 구조적·계속적 재무건전성과 효율성 위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는 불분명하다”며 “손익계산에 있어 회계장부상 산출 근거자료가 뚜렷하지 않다”고 해고무효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34호 / 2014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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