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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 남탓 해명 분란만 키웠다”

  • 교계
  • 입력 2014.02.28 09:28
  • 수정 2014.02.28 10:52
  • 댓글 35

해명 기자회견에도 비판 여론 확산…대부분 허위 드러나

▲ 2월25일 불교학술원장 현각 스님이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사실과 다르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독선과 독단으로 불교학술원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현각 스님의 해명이 오히려 분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학술원 파행의 책임을 인환 스님 등 전임 원장들에게 전가하는가하면 사실과 다른 일방적 주장을 제기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임 원장 때 도입 팀장전담시스템
HK‧ABC사업 수주 등 큰 성과 거둬

여성교수에 비하발언 해명도 ‘거짓’
교수 재직 때도 비구니에 폭언 전력
현각스님 독단으로 학술원 파행우려

현각 스님은 2월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술원 파행은 잘못된 관행과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불거진 것”이라고 강변했다. 스님은 한 발 더 나아가 “로버트 버스웰, 인환 스님 등 전 원장들이 행정장악을 못하다 보니 팀장들이 제멋대로 업무를 이행한다”고 전임 원장들과 학술원 팀장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팀장들은 “전임원장 때는 자율적인 연구분위기가 조성돼 오히려 더 많은 성과를 냈다”고 반박했다. 팀장들에 따르면 2011년 인환 스님이 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학술원은 팀장책임연구시스템으로 운영됐다. 특히 인환 스님은 학술원의 전문가들이 책임성을 갖고 실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배려했다. 학술원이 2011년 9월과 12월 매년 국가예산 5억 원을 지원 받는 HK사업과 문광부의 ABC사업을 잇따라 수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팀장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각 스님이 학술원 파행 책임을 전임 원장들에게 전가하는 건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수행자답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각 스님은 여성 교수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비판에 대해 “담배를 많이 피우면 마약 같아서 안 좋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각 스님이 문제의 발언을 한 지난해 7월3일 동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스님은 백 교수를 지칭하며 ‘근본도 모르는 X’ ‘담배만 피우는 게 아니라 마약하는 사람 같다. 그런 X이 어떻게 경전을 번역할 수 있겠느냐’고 여성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백 교수의 건강을 걱정해서 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이기에 어려웠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현각 스님이 동국대 선학과 교수 재직시절에도 비구니 스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현각 스님은 2001년 5월 교수회관 좌선실에서 학사행정과 관련해 학과회의를 하던 중 비구니 스님에게 욕설하며 찻잔을 던지기도 했다. 당시 피해를 입은 비구니스님은 두통과 심장병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국대 석림회는 참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현각 스님의 연구실을 폐쇄하기도 했었다.

현각 스님은 또 자신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선학회 운영을 두고도 숱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2002년 3월 한국선학회 2대 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초대회장이던 현각 스님이 선출 과정에 개입해 회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으며 이후 선학회가 동국대 출신과 비 동국대 출신으로 두 동강 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샀다. 2010년에도 6대 선학회장 선출 총회에 참석해 집행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장을 추대해 파행을 빚기도 했다.

ABC사업단 불교문헌 정본화 작업과 관련한 현각 스님의 해명도 팀장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현각 스님은 일본에 소장된 불교문헌에 대한 조사비 2000만원의 결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자료는 모두 동국대에 있다. 달러만 낭비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팀장들은 “ABC사업단의 진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출장이었다”고 반박했다. 팀장들에 따르면 집성팀이 지난해 조사하고 복사한 자료 28종은 ‘신수대장경’과 ‘민속장경’의 저본(문서의 초고)이 된 목판본과 필사본이다. 따라서 ‘한국불교전서’의 저본이 ‘신수대장경’과 ‘민속장경’인만큼 이들의 저본을 찾아 비교 검토해야 ‘한국불교전서’의 오탈자를 잡아 정본(定本)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게 팀장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현각 스님은 “내가 모르면 설득을 해야지, 그런 노력들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현각 스님은 오는 3월 팀장급 등 내부 인사이동을 예고했다. 특히 “이종수 팀장과 박인석 팀장은 (원장 재량으로) 직위 해제될 것”이라며 사실상 ‘보복인사’를 시사했다. 이럴 경우 학술원이 국고 예산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HK사업과 ABC사업에 대한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 집성팀과 역주팀장은 “원장의 정본화 몰이해로 인해 예산이 국고 환수될 경우 해당 사업의 존속 불투명, 불교학술원에 대한 공신력 훼손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동국대 안팎에서는 현각 스님의 독단이 빚은 파행으로 동국대의 대표적인 학술연구기관인 학술원의 위상마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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