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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를 고민했던 한일 고대 걸작 한자리에

  • 교계
  • 입력 2016.04.25 15:13
  • 수정 2016.04.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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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왼쪽)과 일본 주구사 소장 목조반가사유상.

우리나라와 일본의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반가사유상이 한 자리에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지난해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했던 특별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을 5월24일~6월12일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우리나라의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이하 국보78호 상)과 일본에서 국보로 여겨지는 주구사(中宮寺) 소장 목조반가사유상(이하 주구사 상)이 함께 전시된다.

한일 반가사유상 공동전시
국박, 5월24일~6월12일
주구사 목조상 첫 해외
국보 78호와 비교 감상

반가사유상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올려놓은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보살상이다. 출가 전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앙아시아서 출연하기 시작해 중국,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까지 전래된 대표적인 불보살상이다.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에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이룬다. 특히 미륵신앙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중요한 예배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에 그대로 전래돼 일본의 수많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 조성의 토대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나란히 관객을 만나는 두 반가사유상은 이러한 한일 불교 교류사의 대표작들로 손꼽힌다. 국보 78호 상은 6세기 한국에서 제작된 반가사유상의 대표작이다.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상호는 사유에 든 보살의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이와 함께 화려한 보관과 장신구, 몸을 덮은 천의 자락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엄한 보살의 위엄을 드러낸다. 정교하고 다양한 장엄들을 청동이라는 다루기 힘든 소재를 이용해 일정한 두께로 주조해 냈다는 점 또한 당시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높은 기술 수준을 대변하고 있다.

주구사 상은 7세기 아스카시대를 대표하는 불상이다. 한반도에서 전래된 반가사유상을 일본적인 조형으로 승화시키고 있어 반가사유상을 일본이 어떻게 이해하고 시각화했는지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동시대 일본 목조 불상의 주 재료인 녹나무를 이용해 11개의 목조 부재를 조합해 조성했다. 마치 두 개의 상투를 튼 듯한 머리 모양에 윤곽선 없이 두툼하게 표현된 눈과 입가가 특징이다.

반가사유상 특유의 미소를 살짝 머금고 명상에 잠긴 모습 또한 양국의 반가사유상이 쌍둥이처럼 유사하다. 상반신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반면 높고 큰 좌대 위로 치맛자락이 겹겹이 흘러내린 형태도 삼국시대의 반가사유상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거대해진 둥근 의자와 상체를 세워 고개를 들고 있는 점은 일본만의 독창적인 조형 감각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주구사 상은 삼국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일본 고대 불교 조각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상으로 손꼽히고 있다. 주구사 상의 해외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두 상의 비교 전시는 인도에서 시작된 반가사유상이 중국을 거쳐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역동적인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가 어떻게 펼쳐졌을지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비록 금속과 목재로 재질이 다르지만 반가사유상이라는 독특한 자세의 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양국 조각가의 창의성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서울전에 이어 ‘미소의 부처님-2구의 반가사유상’이라는 제목으로 6월21일~7월10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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