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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전문 진료 활로 열어야 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9.12 11:44
  • 댓글 0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질병분류별 연령별 급여현황’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2013년 4년간 연령별 월경장애에 대한 진료인원수를 조사한 결과 2010년에는 약 53만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약 56만명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평균 1.56%로 증가한 셈이다. 월경 장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있는 여성 질환도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된 의미 있는 통계자료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총 1만 5421명으로 2011년에 비해 약 32% 증가했다. 현대 여성들의 식습관과 독신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난소암을 비롯한 여성질환 발생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렇다면 비구니스님들의 건강 상황은 어떨까? 의료계로 눈을 돌려 보면 동국대 한방병원 김동일 교수와 2명의 학자가 2004년 발표한 ‘비구니 스님들의 건강 상태와 건강증진행위에 대한 인식 및 실천 상황에 대한 연구’ 논문이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비구니스님들은 ‘수행생활을 통해 건강유지에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적인 수행 자세와 식이섭취의 불균형,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건강에 불리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당시 20%를 넘는 비구니스님들이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논문이 2016년의 비구니스님들의 질병 현황을 대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수행자라 해도 개인의 체질과 식습관, 수행방법 등의 차이에 따라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일반인들처럼 비구니스님도 여성질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하나 유념에 두어야 할 내용은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건강에 불리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법보신문 취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일례로 비구니스님들이 여성질환과 관련된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을 경우 ‘스님도 임신을 하느냐?’는 식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스님 이전에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의 왜곡된 의식에 따른 것이지만, 따가운 시선을 받은 비구니스님은 이후부터 병원 문 열기를 꺼린다. ‘수행하는데 왜 아프냐?’는 교계 내의 그릇된 의식도 비구니스님들의 진료 의지를 꺾고 있다.

비구니스님을 대상으로 한 전문 병원이나 진료센터가 건립되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는 비구니스님들이 감내해야 한다.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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