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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증 있어도 “민망하고 불편…” 발견 때는 이미 늦어[탐사보도-여성질환 사각지대 비구니스님] 1. 쉬쉬하며 병 키우는 현실
남수연 기자  |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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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2  13: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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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의 대표적 비구니 사찰에 주석했던 ㅎ스님은 1년 전 유방암으로 입적했다. 평소 병원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등 건강을 잘 챙기는 스님이었지만 유방암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손쓰기 힘든 말기였다. 병원서 건강검진을 하면서도 여성질환 관련 검사만은 유독 꺼려했던 결과였다. ㅎ스님을 오랜 세월 옆에서 지켜보았던 도반스님은 “주변의 다른 스님이 유방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셨다”며 “병을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후였다”고 안타까워했다.

건강검진 때 여성질환은 소홀
“스님이 산부인과?” 왜곡된 시선
재가자 섞여 병원 찾기 더 힘들어
비구니 스님들 특수상황 고려해
종단차원 근본대책 마련 필요

스님의 입적 원인이 ‘유방암’이라는 여성질환이었다는 점에서 비구니스님들의 한숨은 더욱 깊다. 이런 상황이 남의 일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슴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심한 하혈 등 여성질환 의심증상이 나타나도 선뜻 병원 가기를 꺼려하는” 비구니스님들에게 여성질환 예방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재가자들과 섞여 산부인과 등을 찾는 것부터 각종 검진 과정 모두가 비구니스님들에게는 불편하고 어색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구니스님의 경우 여성관련 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과 김동일 교수는 “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경험이 없는 경우 호르몬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고 출산과 수유 등을 통한 자궁의 휴지기가 없기 때문에 여성질환 발생율이 더욱 높다”며 “비구니스님과 수녀 등에게 유방암이나 난소암 등의 발병확률이 높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사실인 만큼 예방적 차원의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구니스님들은 산부인과 입구에서부터 곤혹스런 시선을 느껴야 한다. 진료접수를 하고 재가자들과 함께 대기실에 앉아있을 때부터 가시방석이다. 젊어서부터 자궁 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찾아야 했던 ㅇ스님은 “진료차례를 기다리느라 대기실에 앉아있을 때면 ‘스님이 왜 산부인과를 왔을까’하는 호기심어린 시선과 수군거림이 느껴진다”며 “아무리 병원을 자주 와도 좀처럼 적응이 되질 않는데 특별한 병증이 없는 비구니스님들이 이런 시선을 감내하면서까지 예방검진을 목적으로 산부인과 등을 찾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불편한 경험은 치료과정에서도 계속된다. 2013년 발견한 유방암 치료 중 난소에서도 암이 발견돼 투병을 이어가고 있는 ㅂ스님은 현재 속가에 머물고 있다. 인연 있는 신도들은 알음알이로 ㅂ스님의 투병 사실을 알지만 신도들에게조차 병명을 정확히 알리지 못했다. 스님은 “병원에 입원해있는 동안에는 비교적 저렴한 6인실을 썼는데 일반인들과 함께 병실을 쓰다보니 ‘스님이 왜 아프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며 “유방암과 난소암이라는 말을 꺼내기는 더더욱 힘들었고 나중에는 ‘내가 수행이 부족하고 복덕이 없어서 이런 병에 걸렸나 보다’라는 자책감마저 들었다”고 토로했다.

스님은 “특히 선방에서 정진한 수좌스님들은 각자 수행정진하는 성향이 강해 인연이 있는 스님들끼리도 병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결국 스님과 재가자 모두에게 병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 힘든 상황에서 간병 등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어 결국 속가에 머물며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질환과 관련된 왜곡된 시선과 부족한 정보도 비구니스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큰 원인 중의 하나다. 산부인과 전문의 권현옥 108자비손 의료봉사회장은 “자궁근종 등 비교적 가벼운 질병뿐 아니라 난소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대부분의 여성질환이 간단한 초음파진단이나 혈액검사 등으로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산부인과나 여성질환 검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 때문에 예방검진을 하지 않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특히 “비구니스님들 스스로도 여성질환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과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종단에서도 비구니스님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여성질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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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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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연이란 2016-09-13 22:11:14

    부끄럽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하고
    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그릇된 見解를 가지고
    지옥으로 간다.


    罪가 되는 것을 죄라고 알고
    죄가 아닌 것을 罪가 아니라고 아는 자는
    올바른 見解를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간다신고 | 삭제

    • 공감 2016-09-12 16:33:44

      정말 공감가는 기사입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진료 불편함 해소할 길 없을까 진정으로 찾아주세요 종립 병원도 있으니 힘을 모으면 가능할듯 합니다신고 | 삭제

      • 답답하다 2016-09-12 14:09:58

        금강경에는 모든 상을 여의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비구니 스님들은 자신을 '종교인'으로 상을 내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한다. 불교는 무지와 편견에 맞서 여실하게 진리의 손을 들어주는 가르침이 아닌가. 왜 수행자인 스님들이 무지와 편견에 편승하고 굴복하냐는 말이다. 불교병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병을 키우며 사는지모르겠다. 스님들도 정기검증받게 하고 스님들 병실 따로 만들고 얼마든지 프라이버시 침해 당하지 않게 할 수 있지 않나. 굳이 승려임을 티내지 않게 할 방법도 많을텐데 왜 전전긍긍하는지...딱하다 딱해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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