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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을 이유로 한 모든 불평등·폭력 해소”

  • 교계
  • 입력 2017.03.16 13:23
  • 수정 2017.03.16 13:47
  • 댓글 48

성평등불교연대 3월16일 전국비구니회관서 출범식

성평등불교연대 공동대표. 왼쪽부터 옥복연 종교와젠서연구소장,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 노숙령 지혜로운여성 이사장, 전국비구니회 섭외부장 혜욱 스님, 백경임 한국불교상담학회장. 
성평등불교연대 3월16일
전국비구니회관서 출범식
3대 실천 강령·목표 등 천명

“성차별을 하지 않겠습니다. 방관자가 되지 않겠습니다. 반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성평등불교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성평등불교연대는 세 가지 실천강령을 선언하며 이를 시작으로 교단 내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을 이유로 한 모든 불평등을 해소할 것을 천명했다.
 
성평등불교연대(이하 성불연대)가 3월16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대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성불연대는 특히 불교 내 성평등 실현을 목적으로 출재가가 함께 참여하는 첫 모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불연대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구성됐다. 그러나 개별 사안에 천착하지 않고 범위를 확대,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평등불교연대를 조직했다.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은 경과보고에 이어 “성불연대는 교단 성평등을 위한 출재가 연대활동을 발전시키고 이웃종교 단체들과 연대하는 노력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차별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도우면서 인식변화를 위한 교육의 장을 펼치는데 진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족식에는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과 김미순 전국성폭력협의회 대표가 축사와 격려사를 통해 성불연대의 출범에 남다른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육문 스님은 “그동안 불교계에서 여성모임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였고 그만큼 비구니 스님들의 고충도 많았다”며 “비록 시작은 성추행사건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지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비구니스님과 여성 재가불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 불교계 내 성평등을 위해 노력해 나가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육문 스님을 이날 격려사에 이어 즉석에서 성불연대에 후원금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김미순 전국성폭력협의회 대표는 해외 기독교 교단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태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종교계 성폭력 실태와 다를 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심각성을 전했다. 김 대표는 “종교계 성폭력의 특성은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드러나지 않으며 피해자는 오히려 비난받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종교적 가치는 도덕적이고 신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고통을 감추게 되고 드러나더라도 은폐 혹은 주변 시선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종교계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런 점에서 종교계 성폭력 문제를 젠더 감수성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은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며 “성불연대의 의미있는 첫걸음을 계기로 숨어있는 공모자들을 일깨워 공모자가 아닌 인권 지킴이로서 바로서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전했다.

성불연대는 이날 노숙령 지혜로운여성 이사장이 대표로 낭독한 선언문을 통해 “2600년 전 붓다께서는 하층민에게도 출가의 문을 열었고 비구니 승가를 설립하는 등 성과 인종, 신분 등의 차별을 극복하고 평등사상을 몸소 실천했다”며 “그러나 오늘날에는 교단 내에서조차 여전히 신분 차별과 성차별이 나타나고 있어 시대를 앞서야 할 종교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성불연대는 교단이 사부대중의 평등한 공동체임을 인식하고 평등권에 위배되는 교단내 법과 제도의 개정에 노력할 것, 성평등 인식 고취를 위한 교단 내 성평등 교육의 의무화·법제화 추진, 성폭력 추방을 위한 상담지원체계 구축, 성차별적 교리와 제도를 부처님의 가르침에 맞게 재해석하고 주체적인 불자상 확립 등을 통해 불교계 뿌리깊은 성차별적 문화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성불연대는 전국비구니회,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종교와젠더연구소, 지혜로운여성, 불교환경연대, 한국불교상담학회, 경제정의불교시민연합, 광주불교NGO네트워크, 교단자정센터, 마지, 바른불교재가모임, 샤카디타코리아,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모임, 본마음심리상담센터, 송광가족상담센터, 전북불교네트워크,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18개 단체를 시작으로 회원단체 및 개인회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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