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붓다마스!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어느 스님의 전화를 받은 목사 이병창 시인이 스님에게 건넨 말이다. 걸림 없음이란 개념을 넘어선 공간이다. 그 자유의 공간을 그려낸 시어들이 엮여 한 편의 시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종교 간의 화해와 평화, 삶에서 체득한 깨달음,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주제들이 시로 꽃피워 세상에 빛으로 발한다. 그리고 그 시들이 모아져 종교 간의 화합을 이루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종교의 진정한 참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은 이병창 시인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물’이라는 별칭답게 활달한 웃음으로, 날카로운 말씀으로, 즉비(卽非)의 의식으로 살아가는 시인이요, 구도자다.” 그렇다. 시인에게 타종교는 배척하고 견제해야할 대상이 아닌
빛을 발하던 초가 자신의 몸을 모두 태우고 다른 초에 불씨를 건네주고, 다음으로 또 다음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불가에서 환생이라 말하는 이미지이자 티베트 불교에서 이어져오고 있는 독특한 환생제도이다. 티베트에서 환생이 처음 인정된 것은 13세기부터였다. 그의 이름은 걀와 까르마빠, 즉 ‘깨달은 행위의 승리자’였다. 티베트의 4대 종파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까규파의 수장인 까르마빠. 그 후로 까르마빠는 세대와 세대를 거쳐 환생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게 이어진 환생제도는 1981년 16대 까르마빠가 미국에서 입적한 이후 지금의 17대 까르마빠에까지 이어진다. 16대 까르마빠가 입적한 뒤 제자들은 전통에 따라 그가 남긴 까르마빠 종파만의 독특한 전통방식인 예언 문서를 토대로 환생한 그를 찾아 나선다. 그
현교는 소승과 대승을 아우르는 말이고 밀교는 비밀불교의 줄인 말로 탄트라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탄트라의 수행법은 잘못 전달될 경우 많은 오해와 폐단을 나을 수 있어 근기있는 제자들에게만 라마가 비밀리에 전수하고 있다. 소설 속 여주인공 비구니 마일리는 전편 『수레바퀴 길』에서 스스로 절제하는 법을 익힌 뒤 소승의 길을 걷는다. 또 경전을 공부하고 점차 나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키우며 대승의 길로 들어서며 마무리 됐다. 사랑의 감정은 어떻게 다스리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왜 사람은 고통 받을까? 어리석음을 지혜로 바꾸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인간이 풀어야 할 삶의 본질적인 물음이다. 속편 『탄트라의 길』에서 주인공 마일리는 본격적으로 탄트라 수행을 시작하며 삶의 본질적인 부분으
조선시대 불상을 제작한 스님들은 과연 누구이고 몇 명이나 될까. 전국 사찰에 봉안할 불상을 제작하거나 불상을 수리 또는 개금(改金)한 스님들의 명단이 최초로 밝혀졌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0년부터 조선왕조가 멸망한 1910년에 이르기까지 조선후기에 활동하고 그들의 혼을 담아낸 불상을 제작한 승려이자 장인이었던 승장(僧匠)들의 명단이 담겨있다. 문화재청 인천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실 문화재감정위원 최선일 박사에 의해 밝혀진 이번 명단은 지금까지 개별 불교조각에서 발견된 불교 조각승들을 집대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최 박사는 이번 사전 편찬을 위해 불상의 발원문이나 불화의 화기(畵記) 외에도 사찰의 사적기와 비문을 검토했다. 그렇게 확인한 승려 장인은 942명. 3년간 정리한 이 사전은 조선후기 불
기단만 남은 스투파, 벽돌 몇 장, 건물터만이 덩그러니 있는 인도로의 순례 길. 사실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의 반도 미치지 못할 만큼 초라하기까지 하다. 때문에 그곳은 누군가에게는 숙연하고 가슴 벅찬 순례길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허탈감을 감출 수 없는 여정이 될 수도 있다. 진각 정사인 저자 역시 실망할 뻔 했다. 꿈에 그리던 그곳으로의 순례가 허무하게 끝날 뻔 했다. 그러나 저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지금껏 따르고 지켜왔던 부처님의 법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마음을 바로잡았다. 그때부터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곳곳에서 환한 미소를 띤 부처님이 ‘어서 내 품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듯했고 따뜻하고 소박한 인도사람들이 이방인들은 반갑게 맞이했다.젊은 시절 문학을 쫓던 문학도였던
‘철인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김의 전쟁’ 등을 제작한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 한갑진(84. 한진흥업 대표·사진) 회장이 ‘근본불교와 대승불교의 회통’을 주제로 책을 펴냈다. 이 책을 펴낸 한 회장의 사연은 주한 스리랑카 명예영사와 한국 스리랑카 친선협회장을 역임하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스리랑카를 방문한 저자는 남방불교를 처음 접한 뒤 불교 발상지인 인도로부터 직접 전래된 초기불교의 색채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부처님 재세시에 행하던 엄격한 규율을 모두 따르는 스님들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명 받았다. 그 이후 과연 근본불교와 대승불교가 무엇인지, 같은 점과 다른 점, 또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받아들이고 이해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가 영문판 한국불교 개설서『Buddhism, Religion in Korea』(한국의 종교 불교)를 출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에서 영문판으로 기획해온 ‘우리문화의 뿌리를 찾아서’의 스물 한번째 시리즈물로 나온 이 책은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의 뿌리가 불교이며, 불교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 입문서이다. 저자는 서론에서 과거 불교가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 얼마나 큰 사상적·문화적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20세기에 서양으로 건너간 불교가 동서문화 융합의 주역으로 현재 얼마나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고찰하고 있다.1부 불교란 무엇인가?(What is Buddhism)에서는 불교가 어떤 종교이고 붓다는 어떤 인물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2부 불교의
“내가 왜 너의 법호를 탄허라 지었는지 아느냐?”탄허는 스승을 바라보았다.“허공을 다 삼켜버리면 무엇이 남겠느냐?”탄허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그것이 존재의 실상이다. 그 실상을 보라는 말이다.”“어렵습니다.”“허공을 삼켜 실상을 보고 나면 거기 허공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우주의 본모습이요 우리가 찾으려 하는 궁극이니라.”그 순간 탄허는 몸을 떨며 소리쳤다.“할!” 가슴 속의 빗장이 우지끈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허공이 한순간에 입 속으로 들어왔다. 천지의 실상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것이 훤히 보였다. 유교와 불교를 통틀어 최고의 경지를 이룬 최고의 학승이자 선승으로 추앙받는 택성 탄허 스님의 일대기가 소설로 출간됐다. 10만장이 넘는 번역 원고를 남겼지만 자신의 사적인 기록은 전혀 남기
동서양의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초월성이나 표현불가능성에 관한 모든 이론을 분석, 이에 대한 불교의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신이나 절대자의 개념을 초월성과 표현불가능성으로 포장하고 있는 힌두교-기독교 등과 불교 사이의 명확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 아상가 교수는 불교를 다른 여러 종교와 비교하는 형태를 통해 초기불교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입장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열반의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어떤 형태의 ‘표현불가능한 개념’에도 동의하지 않았던 붓다의 실천적, 인식론적 시각을 섬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신, 천당, 구원 등 대부분의 종교들이 제시하고 있는 초월적 사고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만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이 세상을 초
만 사람의 일만가지 이야기가 완성될 때까지 노래하겠노라고 선언한 고은 선생의 만인보 24, 25, 26집이 한꺼번에 나왔다. 전직 승려였던 이의 향수일까. 스님들이나 절집 풍경들이 노래 속에 특히 많이 담겨있다. 원효나 벽암, 기와 같은 기라성 같은 고승들도 있지만 이회광 같은 친일승이나 사랑에 눈이 먼 승려, 남색 빠진 노승들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간혹 가다가는 신도들 신심 떨어뜨릴 얄궂은 이야기들도 역시 그는 빠뜨리지 않고 노래했다. 만상(萬象)과 만상(卍象)이 어우러진 이야기는 신라부터 현대사까지, 소년에서 고승에까지 넘나든다. 스웨덴의 작가 에바 스트룀은 서평에서 “이미 불이 꺼진 세계가 고은의 시를 통해서 다시 빛을 되찾는다. 시를 통해서 사라진 세계가 되살아난다. 역사상 잔인했던 세계를
현대불교문인협회와 계간 「불교문예」는 제2회 불교문예 작품상으로 최두석 시인의 ‘투구꽃’을 선정했다. 최두석 시인의 ‘투구꽃’은 투구꽃이라는 하나의 존재가 지니는 두 가지 의미를 점검하고 양가적 가치와 불이(不二)의 세계관을 펼쳐 보여 심사위원들에게 높여 점수를 받았다. 최두석 시인은 1955년 전남 담양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심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대꽃』, 『성에꽃』, 『임진강』, 『꽃에게 길을 묻다』등이 있으며 현재는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불교문인협회(회장 박수완)와 계간 「불교문예」는 한 해 동안 ‘불교문예’를 통해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불교문예작품상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시상식은 12월 28일 오후 6시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