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한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 범죄자 한 사람에게 사회가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맞는가? 사형이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일치된 과학적 연구 결과도 없다.” “사형은 인륜에 반하고 공공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통해 ‘응보적 정의’를 실현하고 사회적 차원의 ‘심리적 위하(위협)’를 통해 일반예방(一般豫防) 한다.”헌법재판소 역대 세 번째 ‘사형제도 위헌 심판’ 공개 변론에서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는 헌법소원 청구인 대리인과 사형제 유지를 주장하는 법무부 대리인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조계종에 교육원, 포교원처럼 문화원이 필요하다. 작은 부서로 현 문화정책을 펼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문화부의 사업 규모에 비해 예산도 적고 인력도 부족하다. 문화부의 독립이 필요하다.”조계종 문화부의 중장기 핵심과제를 수립하기 위해 열린 간담회에서 나온 주장이다. 부(部)에서 원(院)으로의 독립이 종법개정을 통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한국 불교문화 정책을 수립‧점검‧전개하는 수장의 주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14명의 문
조계종 전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PD수첩 제작진과 출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법보신문이 최근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록을 입수했다. 이 수사기록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현응 스님 유흥주점 출입’과 관련한 2018년 PD수첩 방송내용은 침소봉대를 넘어 사실까지 왜곡했음을 알 수 있다. 편파‧왜곡 방송을 내보내고도 현응 스님의 주장을 한 번도 보도하지 않은 MBC에 대한 불교계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승호, 박성제 전현직 MBC 사장의 사과와 함께 당시 PD수첩 제작 책임자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져야 마땅한 중대한 사
부처님 가르침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 지하철 이용 시민들에게 감동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다준 풍경소리의 ‘포교 게시판’이 전면 교체된다. 올해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년에 걸쳐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780곳 역사의 2547개 ‘포교 게시판’의 액자와 내용을 새롭게 바꾼다. 1999년 시작했으니 23년 만에 새 단장 하는 불사인데 어떤 글과 말씀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벌써 기대된다.지하철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무료함을 견디다 글 판을 발견하고 무심코 읽던 시민들은 한 발 더 다가가 지긋이 바
2012년 8월27일 출범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사노위)가 한 달 후면 10주년을 맞이한다. 최대 성과는 무엇일까? 10년 동안 보여준 진정성에서 꽃피운 신뢰라고 본다. 사회 시민단체들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비춰볼 때 사노위가 축적해 온 신뢰는 지중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불교 위상 격상에 한정된 게 아니라 사회변화를 도모하는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노사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은 건 이명박 정부 때다. 계층 간 분열에 비정규직 차별까지 더해지며 사회는 크게 요동쳤다. 이명박 정부 4년 차와 맞
국민일보와 코디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독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에서 ‘종교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66.3%가 불교에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천주교(65.4%)와 개신교(25.3%)가 뒤를 이었다. 각 종교를 상징하는 이미지 단어 분석도 진행했는데 불교는 ‘포용’ ‘상생’이, 천주교는 ‘도덕’ ‘헌신’이 핵심 단어로 꼽혔다. 반면 개신교를 대표하는 핵심 단어는 ‘배타’였고 주변 단어로는 ‘물질적인’ ‘이기적인’ ‘위선적인’ ‘세속적인’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로 나타났다.
‘청와대 불상 훼손’ 사건과 관련해 개신교 보수성향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의 류영모 대표회장이 불교계에 유감을 표명했다. 책임의 무게가 실린 ‘사과’와는 다소 결이 다른 ‘유감’이지만 개신교 단체의 대표가 불교계 대표에게 직접 표명한 것이기에 의미 있다. 더욱이 대통령과 함께 각 종교계의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언급한 만큼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다만 편협한 종교관을 가진 개신교인들의 ‘불상 훼손’ ‘사찰방화’ 등을 근절하기 위한 나름의 대책을 제시하거나 약속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불교계를 향한 개신교계의 혐오범죄가 심각한 지경에
‘청와대 미남불’ 경주 이전 논란이 2017년에 이어 또다시 불거졌다. 문화재제자리찾기를 중심으로 한 경주 지역 단체들은 “하루빨리 고향인 경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조계종은 “보존 정책·환경 마련이 우선”이라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주로 가기엔 아직 이르다.2018년 확인된 사료 ‘신라사적고’를 통해 ‘청와대 미남불’이 본래 경주 이거사에 봉안돼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지가 이거사터인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더욱이 현재 이 사지는 사유지이다. 이에 따라 발굴
지리산 화엄사와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화엄사의 기록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화엄사지’를 제작한다. 유수 사찰의 기록유산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구축되는 건 화엄사가 처음이다. 화엄사는 우주의 만물이 홀로 있지 않고 서로의 원인이 되며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융합한다는 화엄사상이 깃든 도량이다. 각황전, 화엄석경, 석등, 동·서오층석탑, 사사자삼층석탑 등의 보물과 천연기념물 제1040호로 지정된 올벚나무 등 불교문화의 정수가 집약된 찬란한 유산을 올곧이 간직해 온 천년 고찰이다. 수많은 고승대덕도 배출했다. 신라에서 고려에 걸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핵심 과제를 담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불교계에 약속한 15개 공약 가운데 국정과제에 반영한 것은 고작 5개(33%)뿐이다. 특히 여야 후보 공통공약이었던 ‘문화재관람료 제도 개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공동지지 사항이었던 ‘사찰 전기요금체계 개선’에 이어 ‘오대산 조선왕조실록 의궤 환지본처’마저도 포함되지 않았다. 법보신문 ‘2022 신년특집 대선후보에게 듣는다’에서 문화재관람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당시 윤석열 후보는 이렇게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연등회가 3년 만에 재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19년 이후 중단됐던 연등행렬을 비롯해 서울 조계사와 우정국로, 인사동 일대에서도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졌다. 불자로서는 손꼽아 기다려 온 연등축제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무산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전 국민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힘을 싣고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결과다.불자들과 시민, 외국인이 함께 어우러지며 자비 넘치는 세상, 세계평화를 소망했다. 조계사 앞
북악산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인증사진을 찍는 탐방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종교 성역에 대한 작은 배려심만 가져도 이러한 행동은 서슴지 않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절터의 훼손을 우려한 문화재청이 법흥사터 출입을 통제했다고 한다. 법흥사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세운 안내판에는 ‘이곳은 신라 진평왕 때 나옹 스님이 창건한 법흥사라고 전해지던 곳으로, 조선 세조가 호랑이를 사냥한 연굴사 터로도 추정된다. 또 절터 주변에서 15세기 상감분청사기 조각들이 발견돼 조선 전기부터 건물이 있었음을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