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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하

‘머리 달라’ 브라만 요구에
왕 스스로 목을 잘라 바쳐
큰 보시행에 백성들 찬탄

▲ 중국 남경에서 발견된 아쇼카왕 불탑 중앙의 찬드라프라바 아와다나(Candraprabhāvadāna).

그때 간다마다나라(Gandhamādana)는 산에 라우드락샤(Raudrākṣa)란 브라만이 살고 있었다. 모든 것을 베푸는 왕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조용히 생각했다. ‘내가 찬드라프라바 왕에게 그의 머리를 달라고 하면 어떨까? 만일 그가 진정으로 모든 것을 베푸는 왕이라면 그는 머리를 내어 놓을 것이다. 하지만 머리는 인간에게서 가장 소중한 부분이 아닌가! 누가 감히 자신의 머리를 내어 놓을 수 있겠는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을 정리한 라우드락샤는 산을 내려와 바드라실라(Bhadraśilā)로 왕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때 바드라실라에 위스와미트라(Viśāmitra)라는 지혜롭고 자비로운 현인이 있었다. 그는 불길한 예감을 받고 왕국의 가장 소중한 분에게 큰 재난이 닥칠 것이라고 예언했다.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불안해했고 간다마다나라 산에서 한 브라만이 찾아와 왕의 머리를 노릴 것이라는 소문이 왕국 전체에 퍼졌다. 그때 왕을 걱정하던 천신이 왕에게 찾아와 왕의 머리를 노리는 흉악한 브라만을 절대 성안으로 들여보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왕은 오히려 기뻐하며 자신이 진정으로 가장 큰 보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도시를 찾은 브라만을 자신에게 데려오도록 명령했다. 천신이 왕의 신하인 마하찬드라(Mahācandra)에게 왕에게 닥칠 위기를 설명하고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하찬드라는 왕실의 재산 관리인을 불러서 금은보화로 크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머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라우드락샤가 도성으로 찾아오자 마하찬드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대한 브라만이시여, 여기에 금은보화로 장식된 훌륭한 머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가지십시오. 여기에 더하여 당신의 자손들이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기에 충분한 금은보석을 드리겠습니다. 왕의 머리는 비와 고름으로 가득하고 곧 썩어버려서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자 라우드락샤가 답했다. “대신이시여, 저는 보석으로 만든 머리가 필요 없습니다. 금은보화도 저에게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베푸는 왕에게 나아가 그분의 머리를 요구할 것입니다.”

브라만 라우드락샤가 찬드라프라바 왕의 앞으로 나가 왕의 머리를 요구하자 왕의 충실한 신하인 마하찬드라와 마히다라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 왕보다 먼저 자결했다.

왕은 브라만에게 자신의 머리를 주기에 앞서 자신의 서원을 세웠다. ‘내가 지금 이 머리를 보시하는 것은 오직 두루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그 깨달음을 통해서 이 땅의 모든 생류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기원하노라!’ 왕이 왕관을 벗고 후원으로 브라만에게 자신의 목을 잘라 가라고 하자, 브라만은 왕이 직접 목을 잘라서 자신에게 달라고 했다. 왕은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무수 나뭇가지에 묶고 칼로 자신의 목을 직접 베었다. 그때 천지가 진동했고, 온 백성들은 왕의 시신을 거두어 탑을 세우고 왕이 두루 완전한 깨달음을 위해 위대한 보시행을 완성시켰다고 찬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현재와 연결된다. “그때 나는 찬드라프라바 왕이었고, 마하찬드라와 마히다라는 사리풋타와 목갈라나였으며 브라만 라우드락샤는 데와닷다였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sihwang@dgu.edu
 

[1416호 / 2017년 1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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