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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 불교학자[47]-응용불교[18]-불교문학[상]

기자명 이재형

운학 스님 한국적 문학이론 기틀 마련 홍기삼 교수 기존이론 검토, 새 방향 제시

언어를 통해 깨달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립문자(不立文字)의 세계. 이를 추구하는 불교와 언어로 이루어지는 문학세계와는 관계는 언뜻 낯설게 보이기 쉽다. 그러나 한국문화의 형성과 발전과정에서 불교는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한국인의 삶에 있어서 인간과 세계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진 것도, 숭고한 예술적 표현이 이루어진 것도 불교에서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불교수용 이래 수많은 한국은 문인들은 창조적 영감과 사상의 원천을 불교에서 구했다. 그 결과 우리는 〈김현감호〉에서 〈등신불〉로 〈월인천강지곡〉에서 〈승무〉로 이어지는 불교문학의 풍부한 유산을 물려받았다.

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의 ‘불교문학연구자료집’(2000.2)에 따르면 불교문학 관련된 단행본, 학위논문, 일반논문 등을 모두 포함하면 약 1300여 편에 이른다. 고려대 인권환 교수는 지난해 '만해축전'에서 만해 한용운 스님에 대한 연구논문만도 400여 편(학위논문만 80여 편, 이중 박사학위 논문 17편)에 이르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특히 불교문학의 몇몇 작품이나 단면들을 다룬 성과가 나오기는 했어도 불교문학의 전통과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 문학사적 의의를 올바르게 평가하는 작업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잉석, 김운학, 홍기삼, 인권환 교수 등의 불교문학 정립노력은 단연 눈에 띨 수밖에 없다.

1958년 ‘현대문학’에 등단한 평론가로,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로 활동한 김운학 스님은 불교문학의 이론 구축에 착수한 대표적인 학자다. 인명학(논리학)과 신라불교문학을 전공한 스님은 이를 토대로 줄곧 불교와 문학을 불교문학의 영역을 넓혀왔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인 《신라불교문학연구》(현암사, 1976)에서 신라의 문헌을 통해 불교문학의 범주와 개념을 밝힌 스님은 불교문학이란 ‘불교경전, 불교에 관한 문헌 및 불교적인 것을 표현하는 문학 일체’임을 설득력 제시했다. 이어 《불교문학의 이론》(일지사, 1981)에서는 일본 학자들의 불교문학 이론을 살펴보고 앞으로 한국문학의 방향은 △현대 인간상과 사회상을 분석 검토할 것 △문학적 기교보다 종교의 심오한 내용을 우선할 것 △불교에 대한 과학적 객관적인 면의 충분한 규명 등이 이뤄져야 할 것 등을 지적했다.

동국대 홍기삼 교수는 불교문학이론과 관련해 가장 많은 논문과 저술을 발표하는 학자다. 《불교문학이란 무엇인가》(동화출판공사, 1991)에서 기존의 문학이론을 검토한 그는 불교문학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가 한국불교문학과 그 사적 전개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교문학이라는 용어가 불교를 연구하기 위한 분류 방식으로 바라봐서는 안되며, 문학의 한 특수분야로서 한국문학사를 온전하게 파악하고 기술하기 위해 탐구되는 정신사적·사상사적인 연구태도의 하나로 인식해야 함을 명확히 했다.

이어 《불교문학연구》(집문당, 1997)와 《불교문학의 이해》(민족사, 1997)에서는 종교와 문학과의 관계, 종교문학에 있어서 동서양의 차이, 불립문자와 불교문학의 관계 등 불교문학의 근본문제를 제기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밖에 부산대 이진오 교수의 ‘한국불교문학의 연구’와 고려대 인권환 교수의 《한국불교문학연구》(고려대 출판부, 1999) 등도 주목받는 저술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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