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이접기 선진기술 보급하는 자용 스님

“개성 강한 어린이 교화엔 종이 접기가 딱 이예요”

극락사 연화유치원 원장




10년 넘게 종이 접기를 하는 스님이 있다. 평창 극락사 연화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과 함께 늘상 종이를 접는 이 스님은 바로 자용 스님. 불교계에서 종이 접기는 생소할 느낌이 들 정도로 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하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제는 종이를 접어야 할 때라며 자용 스님은 색종이 한 장을 집어든다. 10여 년 전 일본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알게된 ‘종이 접기’. 자용 스님은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종이 접기를 배워 일본에서 공인하는 자격증까지 따낸 종이 접기 전문가다. 일본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종이 접기를 배운다고 한다. 어린이 지능 개발과 노인의 치매방지에 종이 접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한다.



“색종이 주세요”



자용 스님과 눈만 마주치면 ‘색종이를 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평창 극락사 연화유치원에 다니는 개구쟁이 어린이들. 스님이 일본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종이 접기를 가르친 연화유치원 개구쟁이들은 엄청난 말썽꾼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어린이들이었다. 이런 아이들이 종이 접기를 배우면서 한 가지 일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종이로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것들에 흥미를 갖게된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색종이를 달란다고 무조건 색종이를 주지는 않는다. 스님은 착한 일을 한 어린이에게만 색종이를 나누어 준다. 그러다 보니 천하에 말썽꾸러기들이 색종이를 받으려고 착한 일을 앞장서서 하는 재미있는 현상들이 유치원에서 종종 일어난다.

스님께 색종이를 달라는 사람은 유치원 말썽꾸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승가대학교에 다니는 학인 스님들도 자용 스님만 보면 ‘색종이를 달라’고 보챈다. 승가대 학인 스님들이 색종이를 달라는 이유는 색종이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다. 자용 스님으로부터 종이 접기를 배워서 어린이 법회에 나오는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종이 접기 배우는 학인 스님들



자용 스님에게 종이접기를 배우는 스님들은 현재 어린이 법회 지도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어린이 법회 지도 계획을 세운 스님들이다. 이들은 선배인 자용 스님으로부터 종이 접기 배우기를 청했다. 정식 교과목도 아닌데 매주 월요일 중앙승가대학 안의 빈 강의실에 모여 종이 접기를 배우는 열의가 대단하다. 자용 스님 역시 스님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알려 주기 위해 일본을 드나들며 종이 접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샅샅이 모아서 가르쳐주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승가대 강의실에 모인 열 댓 명의 학인 스님들은 자용 스님으로부터 종이 접는 법을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운다. 앞으로 접으라는 기호인지, 뒤집어서 접으라는 기호인지 접은 다음 어떻게 하라는 표시인지 하나하나 아주 기본이 되는 내용이지만 수업에 임하는 스님들의 눈은 진지하기만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용 스님이 가르치는 종이 접기는 일반 시중에 통용돼 있는 종이 접기와 큰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종이를 접었다 폈다하는 두 동작만으로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에 종이 접는 기호를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가위나 구슬, 리본 등의 부수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주로 만드는 상업화된 종이 접기와는 만드는 과정부터 완성된 작품에 이르기까지 크게 다르다고 자용 스님은 말한다. 여러 가지 재료 없이 종이만 가지고 그것도 접었다 폈다만 해서도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아주 단순한 꽃 한 송이, 강아지, 고양이 한 마리 뿐 아니라 숲속의 동물왕국, 지구촌 마을, 우리동네 등 복잡한 내용까지도 여럿이 합동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다양한 종이 세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강사료가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스님은 어린이 법회를 지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종이 접기를 가르쳐 주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자용스님은 종이 접기가 어린이 법회 필수 프로그램이 되는 그날까지 종이 접기 연구를 쉬지 않고 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한다.



수업 듣는 스님들의 한마디



“요즘 애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늘 어린이들 정서에 뒤쳐지지 않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지요. 자용 스님으로부터 배운 종이 접기도 잘 배워서 어린이 법회에 나가서 잘 활용하려고 해요.” - 효현 스님



“낙엽, 나뭇잎, 카네이션, 학을 만들어 봤어요. 종이를 폈다 접었다만 해서 하나씩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네요. 그래서 어린이들은 더 좋아할 것 같아요.” - 희담 스님



“어버이날을 앞둔 어린이 법회 때 자용 스님으로부터 배운 카네이션 만들기를 했었어요. 어렵지 않으면서도 종이를 폈다 접었다하는 과정중에 완성되는 카네이션이 신기했던지 어린이 법회 어린이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 장경사 어린이 법회 지도 일상 스님



“자용 스님께 종이 접기를 배우고 어린이법회 때 딱 두 번 실제로 활용을 해봤어요. 생각했던 것 보다 어린이들 반응이 좋아 종이 접기에 거는 기대가 훨씬 커졌어요. 열심히 배워서 어린이들에게 종이로 만드는 다양한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요” - 법련사 어린이 법회 지도 태인 스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