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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심수행장(10)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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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스러운 일념이면 무상대도 성취

탁발한 공양물에 시주 은혜 생각하라




〈제 8 과〉

共知喫食而慰飢 하되 不知學法而改癡心이니라 行智具備는 如車二輪이요 自利利他는 如鳥兩翼이니라 得粥祝願하되 不解其意하면 亦不檀越에 應羞恥乎며 밥을 먹어서 주린 창자를 위로할 줄은 널리 알면서도, 불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 줄은 알지 못하는구나! 실행과 지혜가 갖추어짐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면 새의 양쪽 날개와 같느니라. 죽을 얻어 축원하되 그 뜻을 알지 못하면, 또한 시주에게 마땅히 수치가 아니며,공지끽식 이위기장(共知喫食 而慰飢 )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배움이 필요한 게 아니고 제 이름 석자만 쓸 줄 알면 된다는 단순한 가르침이 있다. 원효 스님의 표현을 빌면, 배고프면 밥 찾아 먹는 사람이면 된다는 참으로 간명한 말씀이다.

세존 재세시 주리반득(周利槃得, Cudapanthaka) 형제의 일화가 있다.

부모가 여행 중에 아들을 낳을 곳은 길가였다. 그래서 이 아이의 이름은 길이란 뜻으로 반득이라고 지었다. 다음에 둘째 아들을 낳을 때에도 길가에서였다. 역시나 이 아이의 이름은 작은 길이란 뜻으로 주리반득이라고 지었다.

주리반득은 제 형 주리와는 달리 기억력이 나빠서 돌아서면 잊어먹고 돌아서면 잊어먹고 했다. 형을 뒤쫓아서 출가는 하였으나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때 출가 수도를 단념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부처님이 쓸고 닦자, 쓸고 닦자 하는 것으로 공부를 삼게 하셨다.

먼지를 털면서 쓸고 닦자, 쓸고 닦자, 하고 수심(修心) 공부를 한 것이다.

주리반득이 우직스럽게, 쓸고 닦자 하는 수심(修心) 공부를 잘하여 무상대도를 성취하였을 때였다. 어느 날 비구니 아란야께서 부처님께 법문을 청하는 일이 있을 때에, 부처님은 그를 대신 보냈을 정도로 당당한 스승 아라한이 되었다.

부지학법 이개치심(不知學法 而改癡心)

수년 전 교도소 안의 한 수형자(受刑者)의 경우이다. 그가 교도소 창틀 밖으로 빠져나오기 위해서 자기 체중을 30 키로 빼야 했다. 이 실화는 잘못된 경우이긴 하나 배울 만한 것이 하나가 있다. 수형자(受刑者)의 확고한 목적의식이다. 밖으로 나가면 광명의 세계다, 자유의 세계다, 하는 일념! 그는 자기 체중의 반에 가까운 감량에서도 견디어냈다. 체중은 피골이 상접하리 만큼 줄었다. 그리하여 좁은 창틀 사이로 성공적으로 탈출을 하였던 것이다. 나중에 다시 붙잡히기는 하였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행지구비 여거이륜(行智具備 如車二輪)

지혜의 상징인 문수 보살과 실행의 상징인 보현 보살, 이(理)와 사(事), 앎과 행은 수레의 두 바퀴처럼 한 짝이라는 뜻.

자리리타 여조양익(自利利他 如鳥兩翼)

대승 보살의 이상이다. 승만경에 따르면, 제 수행 시간을 따로 갖지 않고 남의 수행을 돕는 입장에서 살다보면 오히려 자기의 참 수행이 된다고 한다.

득식축원 불해기의 (得粥祝願 不解其意 亦不檀越 應羞恥乎)아침에 죽을 먹는 것은 선가(禪家)의 풍습이라고 해서 마을에서도 요즘은 선식(禪食)이라고 이름한다. 죽을 먹으면 심신의 건강에 다 좋다는 말이다.

단월(檀越, Dnapati)은 보시를 행한 사람, 시주(施主), 시주자(施主者)를 말한다. 어떤 대가를 전혀 바라지 않고 남에게 준다는 범어 Dna는 단(檀), 단나(檀那) 타나(陀那) 또는 단월(檀越, Dnapati)이라고 번역한다.

탁발 제도가 지금은 사라졌지만 거리에 나가 탁발해서 공양물을 해결한다면 수행인의 자세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탁발을 할 때만이라도 진지하게 겸손한 마음을 배워 시주 은혜를 더 생각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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