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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腹藏에 경전이 많은 이유

기자명 법보신문

불상 균형잡는 기능적 역할 커

사찰 문화재 도난 증가하는 직접적 원인 돼


요즘 여기저기서 부처님 복장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 소리가 얼마나 요란했는지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력한 대책을 주문하고 조계종 총무원은 총무원대로 부처님 복장을 지키기 위한 결의가 비장하다. 그러나 별 뾰죽한 수가 없다. 불상의 몸체 속에 들어있는 복장 유물의 특성상, 도난 당해도 내용물을 알 수 없을 뿐더러 이를 방지한다고 각 사찰의 불상의 복장을 모두 열어 유물을 빼내는 불경을 부처님을 믿고 따른 제자로써 저지를 수도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이렇게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문화재 도굴범들은 극성스럽게도 복장유물을 훔치고 있다. 얼마 전 적발된 문화재 도굴범의 경우 전북 완주의 송광사 대웅전에 모셔져 있는 대형불상의 복장유물을 2∼3일치 비상 식량 준비해 들어가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며 수백 점을 빼낸 대담한 사건도 있었다. 이렇게 잃어버린 복장유물은 개암사 나한상 복장유물, 개운사 명부전 복장유물, 광흥사 복장유물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조계종 문화부 이상규 과장도 “전국에 남아있는 불상 중 복장유물이 온전히 남아있는 불상은 전체의 20%도 채 되지 않을 것” 이라고 복장유물 도난의 심각성을 밝히고 있다.

문화재 절도범들이 이처럼 극성스럽게 복장유물을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내용물의 종류가 많다. 또 훔쳐도 사찰측에서 복장 유물의 특성상 무엇을 도난 당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들키거나 잡힐 가능성도 적다. 그러나 무엇보다 복장유물에는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많다. 불상 복장 안에서 지금까지 나온 유물들을 보면 다라니와 불경, 조성기, 금과 은, 옥, 부처님 사리, 불화, 향, 고대 옷가지 등 다양하다. 그러나 복장에서 나온 유물은 경전류가 단연 압도적이다. 그 가치도 돈을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자료들이 많다. 잃어버렸다 최근 다시 되 찾은 봉원사 명부전의 12지신 복장에서 나온 경전은 [불경언해 활자본]7권을 비롯, 모두 70권. 전남의 한 사찰의 목조 사천왕상에서는 절도범들이 리어커로 경전을 싣고 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또 이미 복장이 털린 불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굴범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경전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복장유물에 경전이 많은 이유는 뭘까? 그것은 경전이 복장유물로써 가치가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불상에 넣는 복장물은 보통 후령통이라는 곳에 한꺼번에 담겨 안치되는데, 이때 복장물이 기울어지거나 숙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상의 배와 목과 팔 등 비어 있는 부분에 각종 경전이나 사경본을 집어넣는다. 복장을 도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전의 대부분 이런 경전들이다. 몇 해 전 이미 복장이 털린 장흥 보림사 목조 사천왕상의 어깨 부분에서 미처 도굴범들이 챙기지 못한 최초 국역 불전인 보물급 [월인석보]가 발견된 적이 있다. 만약 온전하게 보존돼 있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경전들이 있었을까? 생각하면 새삼 가슴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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