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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특별기획 한국전쟁과 불교-불교문화재 파괴와 사회문화변동

기자명 김형규

최소 南 100-北 355개 사찰 ‘초토화’

한국전쟁 당시 얼마나 많은 불교문화재와 유적들이 훼손되고 파괴되었는지 아직까지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현황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사찰 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전통 사찰 총서》를 자료로 한 본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강원도 24개, 호남 27개, 경기도 21개, 충청 14개, 서울 7개 등 경상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남쪽 전역에서 약 100여 곳의 사찰이 방화로 소실되거나 포탄에 맞아 파괴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찰의 파괴는 또 소장하고 있는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불교문화재의 피해로 이어졌다. 강원도 월정사는 우리 나라 3대 신라 종의 하나인 국보급 선림사터 동종이 칠불보전을 비롯해 10여 동의 건물이 불탈 때 함께 소실됐다.

건봉사의 국보 412호인 《마지금니화엄경》과 ‘정호 2년명 동제은상감향로’도 미군의 폭격으로 영원히 파괴됐다. 또 전남 송광사의 국보 404호인 백운당·청운당과 조선 초기의 건축양식의 백미로 인정받던 국보 240호 장흥 보림사의 대웅전도 방화와 포탄에 맞아 소실됐다. 이렇게 사라진 국보가 알려진 것만으로도 8건.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채 소실된 비지정 불교문화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 문화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쪽도 한국전쟁으로 인한 불교문화재 피해는 막대했다.
분단으로 인해 북쪽 불교문화재의 피해정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법타 스님의 《북한불교연구》에 따르면 북쪽의 사찰은 한국전쟁동안 355개가 파괴됐다. 현재 남아있는 사찰 수는 48개. 일제시대 북쪽의 현존하던 사찰 수가 403개소였으니 90%이상의 사찰이 전쟁중에 파괴된 셈이다. 사찰 파괴와 함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됐던 불교문화재들의 파괴도 잇따랐다. 보물 제 380호 안악 패엽사 한산전, 보물 148호 고산 석왕사 응진전, 보물 제 120호 금강산 장안사 전당 등이 대표적이다.

파괴된 사찰과 불교문화재는 남·북 모두에게 복구와 복원의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남쪽의 사찰복원은 문화재적인 관점보다는 신행에 중점을 둔 복원이었다. 스님들과 신도들이 사찰 복구의 주역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사찰불사는 한국전쟁이후 신도들의 가장 큰 신행 덕목이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북쪽의 사찰복원은 정부에 의해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그것도 종교적인 특성보다는 문화재 복원에 초점을 맞춘 복원이었다. 따라서 전쟁 때 파괴된 사찰의 대부분이 복구된 남쪽과는 달리 북쪽의 사찰 복원은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극소수 사찰만이 복원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전쟁 때 파괴된 사찰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금강산 신계사 공동 복원이 대표적인데 이 일이 성사된다면 사찰복원은 남북 문화교류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길이 될 것이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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