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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프로그램 제조기’이학송 소장

“애들이 좋아하는 건 따로 있어요”



요즘 애들



코 뚫고, 귀 뚫고, 현란한 음악에 맞춰 춤추며 롤러보드로 거리를 활보하는 요즘 애들. 공부든 놀이든 일단 재미가 없으면 하기 싫어하는 요즘 애들한테 지루한 법문과 형식적인 의식으로 진행되는 법회에 무조건 동참하라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법회에 가면 뭐가 좋은 건데? 도대체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만 한 법회에 가는 것보다 차라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춤을 추는 게 낫겠다. 이러는 것은 아닌지.

절에서 애들 보기가 힘들다. 엄마 따라온 꼬마 애들 말고 법회보고 스님 법문 들으러 오는 10대 중·고등학생들 보기는 가뭄에 콩 나기처럼 힘들다. 어른들은 이렇게 많은데 그럼 절은 어른이 돼야만 가게 되는 곳인가. 요즘 애들이 어떤 애들인데 엄숙하기만 하고 재미없는 절에를 스스로 ‘찾아서’ 갈까. 하지만 법회도 재밌으면 가지.

청소년 불자들이 이렇게 적은 건 다 어른들 위주로만 짜여진 프로그램 탓이라고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청소년 문화연구소 이학송 소장은 말한다.

그러면,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야 하는 걸까.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불법을 전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돼 버린 이학송 소장. 그에겐 늘 청소년 불자들을 위한 신행 프로그램 개발이 화두다. 하지만 절대 어려운 내용으로 청소년들을 감동시킬 생각은 없다. 감동이란 건 원래 사소한데서 피어나기 쉬운 것이니까.



108배 하는 여고생들



종립학교인 의정부 광동여고의 교감이기도 한 그는 교법사 시절부터 쌓아온 청소년 법회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신행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그가 개발한 대표적 프로그램은 ‘108배의 생활화’. 광동여고 학생들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108배를 하고 매주 금요일 108배를 많이 한 학생은 교법사가 직접 만든 단주를 선물로 받는다. 그래서 광동여고 법당에는 다른 종립학교 법당에서는 보기 힘든 화이트 보드가 하나 있다. 학생들이 108배한 횟수를 적어놓은 화이트 보드에는 여고생들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살 빼기를 목적으로 108배를 시작한 학생, 교법사가 만든 예쁜 단주 선물을 받으려고 108배를 시작한 학생, 신심을 다지기 위해 108배를 열심히 하는 학생 등 108배 하는 학생들의 사연도 가지가지. 어떤 이유로 시작하든 108배를 하다보면 종교적 깨달음을 경험하는 학생들도 생겨 자연스럽게 불자의 자질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이학송 소장은 말한다.

광동여고 법당에서 볼 수 있는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벽화. 이것 역시 이학송 소장의 청소년 신행프로그램 중 하나로 4명의 학생이 한 조가 돼 밑그림부터 시작해서 몇 개월에 걸쳐 법당 벽에 그림을 그려 놓은 것이다. 이 소장이 개발한 신행 프로그램은 현재 50여 종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구체적인 방법과 설명을 제시해 어떤 청소년 지도자라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불교 만나는 건 ‘행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작년 12월 파라미타 지도자 지침서 [청소년 신행 프로그램모음집]을 발행했다. 6월말에는 [파라미타 구성 지침서]를, 연말에는 [절기 프로그램집]을 잇따라 발행할 예정. 모두 청소년 포교를 위한 지침서다.

그가 이처럼 청소년 포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좀 별나다. 사연은 그의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본의 아니게 중·고등학교를 기독교 종립학교로 다닌 그는 인격이나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교육이 갖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알게된 것. 불교를 접해본 청소년들이 불자가 되고 안 되고는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만 청소년기에 불교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행운이 될 수 있다고 이학송 소장은 말한다.



전국 모든 학교에 ‘불교반’ 생겼으면



그래서 그의 가장 큰 소망은 전국의 모든 학교에 파라미타 불교반이 생기는 것이다. 신심이 깊은 청소년 지도자들이 각자 소속해 있는 학교에 청소년 단체로서 설립이 자유로운 파라미타반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불교를 접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란다.

전국의 불자교사들과 청소년 지도자들이 파라미타 불교반 하나씩만 만들어도 청소년들이 불교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종립학교가 아니면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한 국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불교를 전할 수만 있다면 이런 책 열 권은 더 만들 수 있다고.

신행 프로그램 개발하는 일 말고도 이 소장을 바쁘게 하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파라미타 월례세미나가 바로 그것. 청소년 포교를 하는 지도자라면 더더욱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데서 나온 아이디어다.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변해 가는 요즘 청소년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을 참불자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자들이 청소년을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 소장의 작은 변명이다.

파라미타 반을 운영하려면 학생들에게 불교교리를 유창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자연스레 불교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소장은 오늘도 쉬지 않고 현장 지도법사들과 정보를 나눈다.



이학송 소장이 제안하는 청소년 신행 프로그램



■ 신앙심 함양 프로그램

① 한마음으로 하는 독경대회

② 염주(합장주) 만들기 한마당

③ 재생종이를 만들어 발원문 작성하기

④ 사경의식을 통한 기도와 잠재 능력 개발

⑤ 불국토 마을 설계도 공모전

⑥ 108배의 생활화

⑦ 부처님과의 대화

⑧ 나의 마니또 보살 찾기

⑨ 새법우를 위한 사형-사제 결연의식

⑩ 진리의 탑 쌓기

⑪ 나의 믿음(信心) 성장 신문 만들기

⑫ 형용사로 발원문 꾸미기



■ 심성개발 프로그램

① 효도를 위한 신행 실천 기도

② 만남에 대한 역할극

③ 노가바 경연대회

④ 집단 상담

⑤ 심성개발 프로그램을 통한 신입 법우의 법회 적응법⑥ 청소년 불교 책 독서 경시대회

⑦ 북한동포돕기 각종 프로그램

⑧ 사랑의 편지 쓰기를 통한 친구 사랑과 자기 발견

⑨ 은혜도(인연도) 그리기

⑩ 나를 찾아서

⑪ 환경 신문 만들기

⑫ 효도 다짐의 시간 촛불의식

⑬ 자신과 타인의 전생과 내생 짐작하기



■ 절기 프로그램

① 성도절 용맹정진

② ‘불교도 경건주간’ 발원문 쓰고 기도하기

③ 추석과 관련한 퍼즐게임

④ 달맞이 기원법회



■ 야외활동 프로그램

① 우리 문화재 조사발표 경연대회

② 사찰 주변 나무심기 자원봉사

③ 암호 해독 놀이

④ 사찰 상징물 조사 발표대회

⑤ 체험! 육도윤회!

⑥ 사찰 모니터링 대회

⑦ 불국토로 가는 길

⑧ 선재동자 구법여행



■ 교리 학습 프로그램

① 재미있고 신나는 불교교리 퀴즈대회

② 한글 대장경 읽기와 사경을 통한 주체의식 키우기와 나라사랑의 실천③ 법수로 알아보는 불교상식

④ 낱말 맞추기를 통한 교리공부



■ 문화활동 프로그램

① 포교 매체 만들기 공모전

② 불교경전 가르침을 만화로 그리기 대회

③ 지우개 대장경 경판 만들기

④ 우리 문화유산 답사기 소감문 쓰기

⑤ 경전을 연극으로 표현하기

⑥ 인터넷을 이용한 불교 문화박람회

⑦ 불교 영상물 만들기



■ 봉사활동 프로그램

① 시각장애우를 위한 점자도서 제작 신행활동 프로그램② 청소년 장애인과 함께 하는 하루

③ 장애인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장애체험

④ 관세음보살의 손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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