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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은 그림이 아니다

사람들은 마음이 지치고 사는 일이 힘들어질 때 산을 찾는다. 산사에서 마음의 위안과 새로운 삶의 힘을 얻는 것이다. 종교에 관계없이 아집과 편견, 집착을 모두 쉬고 자신을 돌아 보고 넉넉해지는 것은 왜 일까? 비록 인공적인 건물이지만 절은 산과 조화를 이루어 이미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산에 사는 수행자들은 절에 찾아오는 세속의 지친 나그네에게 몸과 마음에 자연의 감성을 일깨워 주고자 노력한다. 그러기에 도량을 가꾸고 불사하는 일에도 세심한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돌담 하나라도 민족문화의 유산이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절은 사람들의 귀의처이며 민족문화의 중심으로 기능한다. 수행자는 늘 이러한 절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절을 복원하고 보수하고 신설하는 불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 불사를 하는 가운데 우리의 이러한 생각과는 정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산중의 불사에 대하여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극단적으로는 불사 그 자체에 맹목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왜 청정한 도량을 포크레인으로 파헤치십니까” “고풍스런 분위기가 좋은데 왜 울긋불긋 단청을 하십니까” “왜 도량의 나무를 베어 자연을 훼손하십니까” “옛날 그대로가 좋은데 낯설게 건물을 왜 지으십니까” 대체로 이러한 항변의 저변에는 나름대로 자연과 문화유산을 아끼는 애정이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또한 더러 잘못된 불사가 있음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가끔씩 들르는 세속의 나그네에게 절은 고전적 분위기이고 애틋한 감상일지 모른다. 그러나 산중의 수행자에게는 종교적 이상을 실현하는 도량이다.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사상성과 실용성, 예술성을 염두에 두고 발굴과 복원, 보수와 신설을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 문화를 사랑한다면 불사에 대한 고정적 편견을 거두어 주었으면 한다. 도량의 역사적 원형을 찾기 위하여 발굴작업을 하면 어김없이 도량을 훼손한다고 인터넷에 오른다. 그러나 지금의 고풍스런 돌담이나 전각들도 그 옛날 신설 당시에는 새 것이었고 낯설었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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