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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은 최고의 상담사례집”

기자명 이재형

권경희 씨 석사논문서 주장

대중·동료·집단 상담 등 다양한 유형 제시
“현대 상담에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현대 상담의 관점에서 볼 때 부처님은 최고의 상담자였으며, 초기 경전인 《잡아함경》은 수많은 상담 내용들이 수록된 ‘상담사례집’이란 주장이 나왔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권경희 씨〈사진〉가 최근 〈불경에 나타난 석가의 상담사례 연구〉(연세대)란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잡아함경》 속에 나타난 상담사례를 현대 상담심리학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상담자로서의 부처님을 새롭게 조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잡아함경》에 수록된 1362개의 경전은 모두가 상담사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 상담과 유사한 대중문답, 동료상담, 집단상담 등을 비롯해 상담수련생의 실습 경험이 이론 및 연구결과와 연계성을 갖도록 지도하는 ‘슈퍼비전’ 기법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 불경만이 갖는 독특한 상담 이론과 방법도 다양하게 적용돼 있어 완벽한 상담 지침서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 씨가 《잡아함경》을 상담형태에 따라 분류한 것에 의하면 1362개의 경전 중 대중교설이 585경, 대중문답 154경, 개별교설 14경, 개별문답 512경, 동료상담 36경, 집단상담 4경, 슈퍼비전 29경에 이르고 있어 《잡아함경》이 종합적인 상담지침서란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표 참조〉

또한 부처님을 찾아오는 내담자도 어린 소년, 노인, 국왕, 촌로, 상인, 성직자, 부녀자, 살인마 등 각양각색이며, 질문 유형도 구체적인 일상사에서부터 궁극적 진리를 탐구하거나 우주의 근원을 묻는 난해한 질문, 삶과 죽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심오한 경지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권 씨가 주목한 것은 모든 내담자들이 부처님과의 상담을 통해 그들의 고민을 깨끗이 해결할 뿐 아니라 인간적 성장과 깨달음에 들어서게 하는 놀라운 상담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이다. 즉 부처님의 상담에 감화 받은 이들이 기뻐하거나, 승가에 귀의 혹은 늙은 아비를 내쫓았던 아들이 마음을 돌이켜 아버지를 정성껏 모시기도 하고, 꾸준히 힘써 닦아 아라한이 되기도 하는 등의 내용이다.

권 씨는 부처님의 상담이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거리상담) △게송 등 운문의 적절한 활용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 △구체적인 방안 제시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언어와 방편 사용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반문(反問) 사용 △내담자 의견의 경청 △상담 시기의 적절한 분별 △위엄 있는 용모를 통한 감화 등이 주된 요인이었음을 밝혔다.

권경희 씨는 “부처님은 인간적 자질과 전문적 자질을 두루 갖춘 최고의 상담자였다”며 “부처님의 상담방법과 내용은 현대 상담에도 크게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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