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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를 위한 불교산책 28-초기대승경전의 성립 배경

기자명 박경준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일부 승가 권위주의에 빠져 대중 무시

서력기원을 전후로 하는 시기의 인도 사회에는 이미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의 대시편(大詩篇)이 완성되고, 수론(數論)과 승론(勝論) 등의 많은 철학 이론들이 나타났으며, 비쉬누와 쉬바신을 중심으로 하는 신바라문교(힌두교)도 대중신앙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었다.

특히 인도 북방에서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문화가 유입되어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당시의 인도는 강력한 마우리야 왕조가 멸망한 후, 작은 국가들이 이곳저곳에서 출현하게 되어 사분오열되며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서북쪽으로부터는 그리스인, 스키타이인, 파르티아인 등의 이민족이 계속해서 침입해 들어와 중인도의 국가들은 심히 약화되고 마침내는 쿠샤나족으로부터 침공을 받아 북반인도를 통치받기도 하였다. 한 때는 남방의 안다라 왕조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다. 이리하여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참으로 불안하고 궁핍한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고 새로운 종교에 대한 대중적 갈망은 높아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불교 교단에도 많은 문제점이 나타난다. 출가자들 중에는 순수한 구도심에서가 아니라 생활상의 이유로 출가한 사이비 승려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막행막식하면서 파계를 일삼았으며, 계행이 청정한 스님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교단 밖으로 추방시키기까지 한다. 한편 진지한 구도자적자세로 수행과 연구에 전념한 수행자들도 적지 않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일반대중과의 관계를 소홀히한 채 권위주의에 빠져 불교를 사원과 출가자의 전유물로 만들어가고 있었으며, 일부는 형식적인 계율조항의 이면과 경전 언어넘어에 도도히 흐르는 생동하는 정신과 참다운 의미를 잃어버리고 현학적 아비달마에 빠져 있었다.

이처럼 종교적 생명력과 대중성을 상실한 채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들을 드러내고 있던 기존의 불교혁신운동으로서 등장한 것이 바로 대승불교운동이었다.

대승인들은 결코 불교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고, `부처님에게로 돌아가자' 또는 `불교의 참정신을 회복하자'는 기치를 내걸고 자기완성과 세간 구제의 종교기능을 회복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적 격차와 왜곡된 아비달마적 해석의 영향으로, 중생을 바르게 이끌고 깊이 깨우치기에는 이미 너무도 무력해지고, 무용지물이 되다시피한 원시경전에 새로운 시대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급선무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본래 성전암송가로서 원시경전의 내용을 해박하게 꿰고 있었고 찬불승(佛傳文學)을 발전시켜 온 설법사(다르마바나카)들이 자신들의 종교적 체험에 근거하여 내용적으로는 붓다의 근본사상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그 구성과 형식, 문체와 체제를 달리하는 새로운 대승경전을 편찬하였을 것이다. 위로는 진리와 성현의 말씀을 꿰고 아래로는 중생의 고통과 미망을 거둔다는 것이 경(sutra)의 근본기능이요 존재이유임을 생각해 볼 때, 새로운 형식의 경전을 편찬하여 그것으로 당시의 대중들을 섭지(攝持)하려고 한 대승인들의 의도와 노력은 참으로 온당하고 숭고한 것이었다고 할 것이다.


박경준/동국대 불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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