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보정론-군법사 정원이 는다는데...

기자명 권기종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최근 교계의 보도에 의하면 군법사의 정원이 향우 5년간 약 80여명이 증원되어 2천년까지는 현재보다 두배 정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며 또 당연히 있어야 할 일이므로 오히려 늦은감이 없지 않다. 늦은 감이 있다는 이유는 종교 인구의 분포에 의해서 군종장교의 정원이 책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의 군종장교의 종교별정원책정은 전혀 기준이 없다.

전 국민의 종교분포에 의한다면 당연히 불교가 제일 많아야 옳을 것이며 현역군인의 종교적 분포에 의한다 하더라도 그 정원은 달라져야 한다. 국내종교인 통계만 봐도 기독교 55%, 천주교 15%, 불교 30%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군법사의 증원은 당국의 타당한 조치이며 또 공평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같이 증원된 인원을 보충해야 할 교계의 자세와 준비이다. '증원이 되었으니 참으로 좋은 일이다'라고만 할것이 아니라 그 증원에 대한 충원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군법사의 자원은 전체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졸업자로서 충원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불교대학의 정원이 한정되어 있으며 그중 상당 수의 학생이 여학생으로 군법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그렇다고 불교대학 전체의 전체의 남학생이 다 군법사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그중 일부 학생만이 지원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군법사후보생 시험에 합격한 자원이 중도에서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세가지 이유만으로도 앞으로 증원된 군법사의 정원을 보충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만일 주어진 정원을 보충할 수있는 자원이 없어서 그 충원을 다하지 못한다면, 모처럼 애써 맺어진 결실을 무위로 돌리는 격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크게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동국대학을 제외한 또 다른 대학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진각종의 위덕대학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절실한 것은 중앙승가대학이 승격되어 그 자격을 인정 받는 일이다.

둘째는 동국대학이 보유한 기존의 자원을 십분 활용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후보생으로 책정된 인원이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애초에 지원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 어느 것도 만족할만한 해결책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승가대학이 학사학위를 인정받는 정규대학으로 승격한다하더라도 입학에서 졸업까지는 4년이 걸러야 하고, 또 졸업후 현장 경험에 2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95학년도에 시작한다 하더라도 2천년이 지나야 자원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불교대학 재학자 중에서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우는 종단의 강한 법사 정책 때문이다. 그간 종단은 불교대학 졸업자에게 졸업후 수계를 하고 2년의 실습을 거치면 군법사로 추천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재학중인 후보생들에게 모두 삭발염의 하고 사원생활을 하도록 하는 강한 조치가 내려지므로 많은 후보생들이 포기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러한 방법이 최선의 방법일런지는 모르지만 차선의 방법도 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재학중에는 재가자의 신분을 갖고 있더라도 졸업후 소정의 절차를 거쳐 사미계를 수지케하고 2년간의 수습을 쌓는다면 군법사로서의 자격에 손실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교하고 굳이 재학중 출가를 강요하므로 포기사태를 발생케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불교를 만날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오직 군에 들어가서 불교를 접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군법사의 역할이 이 나라의 불교포교에 얼마나 큰 비중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군법사의 증원에 따른 차질없는 충원계획이 준비되어야 한다. 만일 현재의 상황에서 아무런 대비가 없다면 틀림없이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모처럼의 주어진 기회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누를 범하게 될 것이다.


권기종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