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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 ‘아홉 스님’ 천막결사 다큐멘터리 영화로

  • 문화
  • 입력 2020.05.14 16:38
  • 수정 2020.05.15 10:04
  • 호수 1538
  • 댓글 8

우리가 알 수 없었던 법당 안 90일간의 수행기록 스크린서 공개
한국불교 사상 가장 극한의 천막 동안거…5월27일 롯데시네마서

지난겨울 위례 상월선원에서 진행된 아홉 스님의 90일간의 동안거 천막결사 이야기가 영화로 재조명된다. 살을 에는 한겨울, 난방 기구 하나 없이 폐쇄된 천막에서 옷 한 벌, 하루 한 끼, 묵언으로 하루 14시간 정진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불사 않는 스님들의 수행기를 담아낸 밀착 다큐멘터리 ‘아홉 스님’(감독 윤성준)이다.

“여기 이 자리에서 내 몸은 말라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부처님 저희의 맹세가 헛되지 않다면, 이곳이 한국의 붓다가야가 될 것입니다.”

2019년 11월11일 겨울 석 달 동안 행하는 동안거에 천막노숙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과 일곱 가지 청규가 더해진 한국불교 역사상 최초의 천막결사가 시작됐다. 천막법당은 빛 한 줄기, 온기 한 점이 아쉬운 외부와 차단된 폐쇄 공간이다. 하루 한 번 공양을 전달하기 위해 열리는 배식구로 내부의 일을 짐작할 뿐이었다.

영화 ‘아홉 스님’은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천막법당 안 아홉 스님의 수행기를 밀착해 보여준다.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 하루 한 끼, 옷 한 벌, 양치 이외 삭발이나 목욕 불가, 외부 접촉 불가, 묵언, 그리고 이를 어길 시 승적에서 제외한다는 일곱 가지 청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만 하는 재난과도 같은 극한 상황으로 스님들을 내몬다. 이에 맞서는 스님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종교인 이상의 경외감을 유발하게 한다.

한편으로 천막법당 안 90일은 연속되는 인간 한계의 극복기다. 무엇보다 엄동설한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서 한기를 견뎌낸다는 것은 극한의 고통을 수반한다. “살면서 그렇게 추웠던 적은 없었다. 바람이 없고 햇빛이 없다 보니 침낭이 얼기도 했다.”(도림 스님) “텐트 안에서 자고 나오는데 마치 차가운 얼음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이었다.”(진각 스님)

배고픔 역시 극한이다. 하루 한 끼라는 청규로 인해 스님들은 안거가 끝난 후 적게는 10kg에서 많게는 20kg까지 체중이 줄었다. 묵언의 고통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웃음 소리, 우는 소리, 심지어 뜨거운 물에 손을 데였을 때 반사적으로 날 수밖에 없는 앓는 소리마저 참아내는 모습은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도전과 극복 그 이상의 ‘희망’이다. 최소한의 욕구조차 허용되지 않는 단절된 공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국불교의 중흥과 세계평화를 발원하며 정진하는 모습은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감동을 전한다. 또 스님들이 보여주는 비움의 철학과 정진을 위한 순수한 열망은 채우기에 급급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일상의 작은 행복조차 누릴 수 없게 된 지금, 아홉 스님의 90일간의 결사 이야기는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와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지금 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일러준다. ‘한국불교 사상 가장 극한의 천막 동안거’라는 태그처럼 진리를 깨닫기 위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아홉 스님의 수행기 ‘아홉 스님’은 5월27일 전국 롯데시네마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 72분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영화 ‘아홉 스님’ 예고편.

 

[1538호 / 2020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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