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비혼출산, 불교적으로는 문제 없다”
“사유리 비혼출산, 불교적으로는 문제 없다”
  • 김내영 기자
  • 승인 2020.11.26 20:43
  • 호수 1563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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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연구자·활동가들이 보는 사유리 ‘비혼 출산’
방송인 사유리씨가 KBS 인터뷰에서 공개한 사진. KBS 캡쳐.
방송인 사유리씨가 KBS 인터뷰에서 공개한 사진. KBS 캡쳐.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씨가 최근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불교 연구자, 활동가들은 대체적으로 “시대 변화에 따른 보편적 현상으로, 불교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비혼모가 아이를 잘 양육하도록 지원과 감독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및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들이 많았다.

법보신문은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허남결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명예교수, 조승미 담마학교 대표, 여성학자인 김정희 박사, 여성긴급전화 1366 경북센터장으로 활동해온 진원 스님(계룡시종합사회복지관장) 등 8명에 ‘불교적 관점으로 비혼모 출산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먼저 김성철·허우성·김응철 교수는 사유리씨 ‘비혼 출산’이 불교의 계율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성철 교수는 “사유리씨의 경우 인공수정과 착상의 과정에서 살생 등 계율에 어긋나는 행위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혼모 출산 가정 역시 시대의 변화에 따른 가족형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기존 사회규범으로 인해 비혼모 가정의 아이에 대한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며 “태어날 아이를 위한 지원사업과 제도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부모님의 성씨를 선택하는 문제도 초기에는 찬반의견이 갈리고 사회적 갈등을 낳았지만, 제도가 바뀐 후에는 특별한 문제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불교계도 사회에서 다양한 가족형태가 인정받고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우성 교수도 “비혼모 출산이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아니지 않냐”며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 개인의 판단이자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혼이냐 아니냐를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나와 인연이 닿은 아이를 끝까지 잘 키우겠다는 책임성”이라고 덧붙였다.

“부처님 가르침에 크게 어긋나는 것은 없다”고 주장한 김응철 교수는 “비혼모 출산은 저출산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도 부부중심의 가족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기존의 가족 구조를 점검하고, 시대변화에 걸맞은 법적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사유리씨 인스타그램 캡쳐.
사유리씨 인스타그램 캡쳐.

현재 미국·영국·일본 등 국가에서는 공공 정자은행을 두고 독신 여성을 위해 합법적인 정자 기증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독신여성뿐 아니라 동성 부부에게도 정자를 제공하는 등 비혼모 출산은 세계적인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불교계도 사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허남결 교수는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의 하나로서 몇몇 사회구성원이 거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유리씨가 던진 화두를 계기로 우리의 인식을 확대하고 수용해야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를 원할 때 충분히 비혼모 출산이 가능하고 이를 관리·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자이자 불교에도 밝은 김정희 박사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뒤 “출산보다 중요한 것은 낳아서 기르는 육아의 과정”이라며 “다양한 가정의 형태가 등장하게 될 향후 사회에서 가장 중시될 덕목은 책임감”이라고 강조했다.

조성택 교수는 “삶의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다. 하지만 때로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종교를 새로이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세상의 변화를 가지고 종교의 메시지를 읽어야한다”고 밝혔다.

사유리씨의 비혼 출산 고백 이후 이와 관련한 윤리적 해석에 있어 찬반 논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난자 채취의 위험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법규가 크게 강화됐다. 시술을 진행하는 병원 측은 윤리지침에 따라 정자은행을 이용하는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불교계에서도 비혼모 출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진원 스님은 “불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기에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 제도에 따라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정상가정’은 완전하고, 그 반대는 ‘불완전’하다는 것은 고정관념일 뿐이다”라면서도 “존중 받아야 할 생명을 사고파는 물건 정도로 생각하고 상품화되는 일은 어떤 경우에라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승미 대표도 “가족중심의 사고가 현실에 맞게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면서 “행위 자체를 평가하기에 앞서 의도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불교의 특성이다. 즉흥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탐심으로 자칫 아이도 양육자도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63호 / 2020년 1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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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good and evil 2020-12-03 18:50:16
불교에 언제 윤리가 있었나요? 그저 무분별심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인해오지 않았나요?

asanga 2020-12-01 11:44:38
매우 유익한 기사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기사의 첫머리부터 주제에 관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라는 표현이 적절한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도 하기 전에 주관적 감응을 투영해서 주제에 관해 독자로 하여금 부정적 느낌을 들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방식은 언론기자들의 잘못된 기사표기방식을 답습한 것처럼 보입니다. 기사를 읽어보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넓게 생각할 수 있는 의견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기사 중반 이후에 불교계에서도 비혼모 출산의 부작용에 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근거를 들지 않아서 애매모호하게 느껴집니다. 흔히 기자들이 하듯이 '아니면 말고'식이 아니라 정확한 인용과 근거가 있어야 기사에 신뢰가 가지 않겠습니까.

ㅇㅇ 2020-11-27 19:49:17
역시 기독교보다는 불교가 낫구나.. 아무 종교가 없는 입장에서는 불교가 훨씬 열려있고 앞서간다는 인상을 종종받는다

아이 교육에 더 좋을 것이다 2020-11-27 14:31:19
부부들 세 쌍에 한 쌍은 이혼한다던데... 이혼은 안녕히 가세요 하고 헤어지는 것 봤나. 죽자사자 싸우고 험한 꼴 다 보이다가 이혼하고 그러고 나서도 남편 마누라 서로 욕하는 가정 환경에서 얘들이 자라는 것보다는 애초 엄마 혼자 키우는 게 훨씬 교육에 좋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균형 2020-11-27 13:10:57
엄마 아빠의 사랑 속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나는 것인가. 여성이 아이를 갖는 자유권은 존중하지만 아이에게는 불행한 시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