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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담긴 인고의 시간이 곧 수행”

  • 인터뷰
  • 입력 2021.03.19 15:35
  • 수정 2021.03.19 16:20
  • 호수 1578
  • 댓글 0

지화 전시회 개최 지화장 도홍 스님
침향·한지로 빚은 49종 전시
일반인 제작 체험장도 계획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8호 전라북도영산작법보존회(회장 혜정 스님) 지화장 스님(김제 성덕사 주지. 태고종 전북종무원 부원장) 지화전 ‘전주 한지가 지화꽃을 만나다’가 3월17일 전라북도청 1층 기획전시실에서 막을 올렸다.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변함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자연의 색으로 부처님을 장엄하는 지화와의 만남이 출가자로서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감회를 밝힌 도홍 스님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부처님전에 공양 올리기 위해 만들어지는 지화에 담긴 신심과 전통문화의 가치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전시에는 침향 원목에 전주 한지로 빚어낸 지화 49종, 4900송이가 전시된다. 침향이 뿜어내는 그윽한 향기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지화의 우아한 자태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도홍 스님은 “사람들은 불교용품점에 가서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꽃을 뭐하러 그렇게 만들어야 하냐고 되묻기도 한다”며 “하지만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지화를 만드시던 은사 청암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한 송이 꽃에 담아내는 인고의 시간과 과정이 수행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그 길을 따르기로 했다”고 지화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절에서 필요한 모든 물건은 스님들이 손수 만들어 사용했고 은사스님께서도 소소한 것까지도 직접 만들어 써야 한다고 엄하게 가르치셨다”고 회상한 스님은 “당시만 해도 그런 은사스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가르침 속에는 불자들의 시주를 아끼고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며 “그런 가르침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지화의 맥이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49종의 지화를 선보인 이유에 대해 스님은 “49라는 숫자는 불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사람이 죽으면 49일 동안 영가를 위해 천도재를 지내주고 부모가 아기를 낳은 후에도 7·7일 동안 몸조리를 하며 아이를 돌본다는 의미에서 삶과 죽음을 모두 상징하는 49종의 꽃 4900송이를 전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년 6개월 간의 작업을 통해 이번 전시를 준비한 도홍 스님은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각자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음을 느끼면서 모든 꽃이 고맙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모든 꽃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듯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불성이 있으며 그렇기에 모든 생명이 차별없이이 귀하다는 깨달음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도홍 스님은 이번 전시를 마무리한 후 전주 한옥마을에 지화 제작 체험장을 마련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통 지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는 계획이다. 학생이나 일반인들이 한지를 이용한 천연염색부터 지화 만드는 방법 등을 직접 체험한다면 전통문화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78호 / 2021년 3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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