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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화

기자명 목정배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그 종교에 합당한 금계율법이 있지만 모든 종교 가운데 가장 철저히 계율이 정립된 종교는 불교다. 그러나 불교의 숱한 계와 율 가운데 사부대중이 얼마만큼 계율에 입참하고 자율습행하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불교의 계율 제정은 부처님 성도 즉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많은 대중이 한 곳에서 수행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자 부처님은 계율제정 원칙인 십리을 설하였다.

십리는 세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번째는 승가의 평화적 조직 활동이요, 두번째는 도덕윤리성에 의한 신앙생활의 확대이며, 세번째는 정법구주와 청정행의 지속성이다. 이런 십리의 원칙을 이용한다면 번잡하고 복잡다기한 계율을 다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은 세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발전해 가는 산업사회, 정보사회이다. 이런 사회구조의 변화는 전통적인 사분율, 오분율 등의 계율을 고수하면서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십사시법은 계율적으로 숱한 논제의 쟁점이 되어 부파마다 다른주장을 내세웠지만 오늘날은 십사비법의 주장이 수행생활에 용해되고 수용되어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또 걸식을 하며 분소의를 입고 나무아래서 좌선을 하는 등 사의지도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수정이 불가피한것 은 과감히 혁파하여 교단의 정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계율에 있어서 성계에 해당하는 사바라이는 절대적위상에 놓고 행위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차계적인 성격의 계목은 시대와 지역, 사회에 상응시키는 것도 재고해 보아야 하리라 본다.

왜냐하면 사바라이는 부처님이 제정한 계목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이 계목들은 생명의 존중에 절대신명을 받치는 불살생계이며, 소유물의 책임의식이 확연한 불투도계이며, 애정애욕을 정화시키는 불음계이며, 신실한 언어생활을 부여하는 불망어계이다. 이것은 시대가 변하고 나라를 달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만고불변의 진리이며 불성중생은 어떤 경우에 처하더라도 성계에 의해 생활하는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

행위가 발생하였더라도 즉시적 피해나 살상이 없는 것은 윤리적 방지책을 새워가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오늘에 와서 계율에 대하여 이것은 지켜야 하고 이것은 지키지 말아야 한다는 이분법적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참다운 불교사상, 불교신행, 바라밀행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를 파지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의한다.

첫째 교단 자체에서 현대에 부응하는 계목을 새롭게 제정하는 기구를 조직하여 출가교단이 시율할 계목과 재가자가 수지해야 할 계를 정립해야 한다.

둘째 한국승가 전체가 계율을 제정하면 세계승가회가 제의하여 세계승가회의에서 불교의 계율을 검토하여 세계불교인의계율로 제정되어야 한다.

셋째 세계의 모든 인류가 불교적 계목으로 생활하도록 하여야 하며 인류유지와 지구보존의 생명윤리를 UN에서 의결해야 한다.

계율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불교를 신행하고 수해하는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공감대를 수지봉행으로 유도하는 일이다.

이런 지계운동이 전인류의 도덕적, 종교적 여실자, 연기자각자로 통각되는 사회가 지계와 평화가 공존하는 세계가 될 것이다.


목정배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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