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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칼럼-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인가

기자명 도법 스님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마 당사자들도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듯 하다.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것인가, 주저앉히려는 것인가, 정치를 하자는 것인가, 끝장을 내자는 것인가. 너죽고 나살자는 것인지,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것인지갈피를 잡을 수 없다.

나라야 망하든지 말든지 국민들이야 죽든지 살든지는 안중에도 없다. 경제야 파탄이 나든지 국민이야 도탄에 빠지든지 말든지 내 알바가 아니다.부모 형제들이 고통스러하든지 귀여운 아들 딸들이 비뚤어 지든지 말든지관심이 없다. 양심이 썩든지 인간성이 말살되든지 말든지, 상대를 죽이고이기기 위해선 못할 짓이 없다. 민주질서가 파괴되든지 사회가 무너지든지말든지 대통령만 되면 만사형통이다. 요즈음 우리 정치 판에 대한 감상의일단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출마했노라고 강변한다. 국민의 부름을 받고 그에 부응하기 위하여 고뇌에 찬결단을 했노라고 엄숙하게 말한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야만 이 나라 이 민족에게 밝은 미래가 열린다고 호언한다. 그런데 최근의 신문·방송에서 연일 대선 후보들 때문에 나라가 걱정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국민들은 어느 누구도 나라의 앞날에 대하여 불안해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구동성으로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막가파식의정치판 때문에 나라가 더욱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개탄해 마지 않는다. 나라와 사회를 안정시키고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키는데 앞장서야할 집권여당의 구태때문에 나라가 흔들리게 되었다고 한다. 초조한 국민의 소리를듣고는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귀를 막고 있는 것인지….

너죽이고 나살기식의 극단적인 작태가 계속되고 있다. 민심이 두렵지도않은지, 일단 상대를 죽이고 보자는 한심한 정치작태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순진한 대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음모가 숨어있는것 같다.

사회의 불안 심리와 정치불신을 조장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음흉한계산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만에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얼마나 위험하고 파렴치한 발상인가. 이 나라를 자신들의 사유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바보취급하고 민심을 우습게 알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간의 문제의 발언과 행보들을 보자.

“현재의 후보로서는 정치 재창출이 불가능함으로 탈당하여 독자 출마했다. 같은 이유로 탈당하여 건전 민주세력의 연대를 통한 정권 창출을 모색하겠다.” 증거 자료가 없는한 괜찮다고 하며 자신들의 치부는 덮어 놓은채 상대 죽이기에 혈안이 되면서 ‘새정치를 위한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해도 너무하고 앞뒤가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다. 국가와민족에 대한 관심이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을 어렵게 여기는 마음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오로지 정권이라는 잿밥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권력을 위한 권모술수만 판치고 있을 뿐이다. 나라를 제것인양 취급하는 무지와 방자함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권력을 자기네들의 전유물쯤으로 여기는 오만불손함이도에 지나치다.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함으로 탈당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질서를 짓밟아도 무방하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국민을 무시하고 나라를위기로 몰아넣는 일도 주저할 것 없다.’ 이것이 나라를 짊어지겠다고 나선사람들의 속셈이다. 이 얼마나 오만 불손한 태도인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이런 사고와 행보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이러고도 국가와 민족을 운운하고 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기대할 곳은 국민자신밖에 없다. 국민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에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정치판의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겠다. 또 다시 정치꾼들의 술수에 휘말려 들어선 안되겠다. 너도 살고 나도살고 남과 북이 함께 사는 멋있는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서글프지만 기쁜 마음으로 선택할 최선의 길은 이미 사라졌음을 사실로 받아들여만 하겠다. 괴롭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차선의 길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하겠다. 어렵지만 성숙한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에 관심과 열정을 모아야할 때인 듯 하다. 참으로 나라의 민족과 자신을 위해 냉철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할 때인 것이다.

마음에 드는 대통령 감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를 슬프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마음에 안들지만 불가피하게 선택하지 않으면안되는 상황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은 고통스럽다. 현실이 이런 만큼 지나친 기대를 버리고 냉철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가준비를 함이 옳겠다.

이에 판단의 기준을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지금 너죽고 나만살겠다는 식의 사고의 물결이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다. 이럴때 너와 내가함께 사는 인간다운 길을 열어 가는데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여겨지는 인물. 둘째, 민족 정체성에 대한 투철한 안목과 신념으로 세계무대에서 국가와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데 조금이라도 더 적합한 인물. 셋째, 민족적 염원인 통일과 지역감정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근접한 인물. 넷째, 탄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바람에 부응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인정되는 인물. 다섯째, 도시와 농촌·지역간·세대간·빈부간의 불균형을 바로잡음으로써 국민통합을 이끌어 내는데 조금이라도 더 역량이 있는 인물. 이외에도 여러가지 내용들이 있겠지만 참고적으로 몇 가지를 제시해 보았다. 국민자신이 주체적으로 준비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통령 후보들을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오늘의 현실에서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인물을 선택한다면 그래도 조금은 나은 방향으로 변화해 나아갈 것이다.

이와 같이 국민모두가 주체적인 안목과 문제의식으로 판단하고 선택할때대선 후보들도 정신차릴 것이며 나아가 우리의 희망도 빛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확신하고 행동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의 오늘과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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