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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 분규 종식 위한 과제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규사찰로 인한 갈등의 종식 의지가 두 종단 총무원장에 의해 확인됐다는 소식이다. 지난 19일 조계종을 방문한 태고종 총무원장 인곡 스님이 먼저 분규문제 종식의 시기가 왔음을 피력했고 조계종 총무원장 고산스님도 이에 공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두 종단의 실무 부장 스님들도 배석해 대화 분위기는 참으로 화평했다는 전언이다.

현재 두 종단의 분규 사찰은 1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분규사찰은 서울의 봉원사와 순천의 선암사이며 재산권은 조계종이 점유권은 태고종이 가지며 법적 관리는 정부 기관이 해 오고 있는 것. 특히 선암사는 현재까지도 조계종 측의 접수가 간헐적으로 시도되고 있고 이에 맞서 태고종 측이 총림 지정으로 종단차원의 수호 의지를 표방하는 등 대립 구도 속에 있는 실정이다.

나머지 분규사찰들도 오랜 재판의 과정 속에 있거나 분규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 종단의 행정 수반들이 대승적 차원에서의 화합과 갈등 종식에 대한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두 종단의 분규문제 해결은 해당 사찰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의 화합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분규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해서 성급한 결론을 기대 할 수도 없는 것이 조 - 태 분규문제이기도 하다. 그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두 종단이 만났으며 합의문 혹은 협상안도 수 차례 마련됐던 적이 있으나 어렵게 도출된 합의문이나 협상안이 최종적으로 백지화되기 일쑤였다. 그 배경은 간단하다. 명분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 됐으나 현실적으로 문제를 푸는 열쇠는 다른 차원에서 논의됐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토지를 처분해 종단 목적사업에 쓰려고 했던 조계종이나 ‘현 상태 유지’를 염두에 둔 태고종의 협상의지에 변화가 오지 않는 한 분규문제의 해답은 쉽게 찾아지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 화합과 공생의 의지를 바탕으로 제기된 두 종단의 갈등 종식 의지가 허심탄회한 대화와 양보의 미덕을 앞세운 보살정신, 변화하는 역사 속에서 한국불교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하는 올곧은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원만한 결론을 내길 바란다. 20세기가 저물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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