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 다하도록 마음수레 굴려야"
이 수레는 본래 아무 것도 실리지 않았었는데 사람들이 뒤바뀐 夢想으로 해서 眼耳鼻舌身意 六賊의 傀車로 잘못 使用하여 온 것이다. 그리하여 殺生, 偸盜, 邪淫, 妄語, 綺語, 兩舌, 惡口, 貪慾, 嗔ㅊ, 愚痴 등 많은 汚物을 싣고 가게 되었다.
거기에는 一切의 自由도 없이 罪業에 속박되어 六道라는 定期路線을 끝없이 오르내리는 것이다.
부처님은 이 수레를 먼저 알아보신 先覺者이시다. 그 構造와 機能을 밑바닥까지 철저히 알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十惡業 대신 十善業인 放生, 布施, 淨行, 正語, 實語, 和合語, 愛語, 利他, 歡喜, 智慧 등 淸淨한 물건만을 싣고 온누리를 往來하면서 一切衆生을 위하여 傀車를 법륜으로 사용케 해 주었다.
이 法輪을 보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부처님 말씀을 徹底히 믿어 처음부터 六賊의 傀車로 잘못 使用하는 固定된 六道를 永遠히 버리고, 十惡業인 汚物도 말끔히 털어버리면 점점 十善業 등 청정한 물건만이 많이 실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 法輪의 수레가 되어 어느 세계나 막힘 없이, 自由自在로 극락세계에 가서 부처님과 같이 살 수도 있고 다른 세계에 가서 여러 중생을 구제하는 사업도 할 수 있다.
이 法輪은 곧 眞我이며 運轉士도 또한 眞我이다. 어떤 것이 眞我인가. 우리가 眞我를 몰라 지금까지 三界六道로 윤회하며 無限한 苦痛을 받고 있다. 그 眞我를 알면 곧 부처이고, 부처가 곧 法輪이며, 法輪이 곧 마음인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것이 眞我인지 실제로 찾아서 알아야 하겠다. 어떤 것이 眞我인고.
佛陀의 法輪이 이 땅에 굴려진지는 1,600여 년이 넘는다. 法輪이 굴러갈수록 衆生의 無明은 사라져 가야 하는데 오늘의 우리는 어떠한가.
法輪은 보다 새롭게 굴러야 하겠다. 번뇌가 한량없고, 중생이 한량없는 以上 그것이 다하도록 까지는 항상 法輪이 굴러야 한다. 法輪은 出家大衆 뿐 아니라 佛弟子가 된 이는 出家在家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굴려야 하고 또 굴림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法輪이 구를 때마다 佛日이 한층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법륜〉 창간호('68년 1월)
정리 = 이창윤 기자
고암 상언(1899∼1988). 자는 환산(歡山).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1918년 해인사에서 제산(霽山)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듬해 3·1운동 때 서울과 개성 사이를 오가며 비밀리에 활동했다. 1922년 용성 진종(龍城 震鍾) 스님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1925년 해인사 강원 대교과를 수료한 뒤 1939년까지 전국 선원을 돌며 용맹정진했다. 1939년부터 해인사, 백련사, 표훈사, 직지사, 범어사 등의 선원 조실을 역임했다. 1942년 용성 스님의 법을 이었다. 1967년 7월 조계종 제3대 종정에 취임한 이래 4대, 6대 종정을 역임했다. 만년에 해외포교에 주력했으며, 선(禪)·교(敎)·율(律)에 모두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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