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신도(재가)조직 결성추진과, 재가회의의 창립, 기존 재가연합과조계종전국신도회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신도'와 `재가'의 두 용어는 더욱 유행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할 부분이 있다.
`신도'이건 `재가'이건 모두 불교를 믿는 속인을 의미하는 같은 의미의말인데도 각각의 입장에 따라 굳이 `신도'와 `재가'를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신도'는 그 사전적 의미가 `불법은 믿는 속인'을 지칭한다. `재가'는 속가에 있으면서 불법을 닦는 사람을 말한다. 다를 것도 구분할 것도 없는 한가지 말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어느 한쪽은 `신도'를 고집하고 (드러내놓고 있지는 않지만).다른 한쪽은 `재가'를 굳이 사용하려 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신도'라는 말이 `어느 절 신도' `어느스님 신도' 등으로 그 의미가변질돼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종속적, 수동적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상당수 불자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둘째 `재가'란 독립적이고 자율적 의미를 내포한다는 분위기가 폭넓게 받아 들여지고 있는 점이다. 대승불교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 재가불자들이었고 따라서 대승불교를 이끄는 두 수레바퀴의 한축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재가'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 교계가 만들어 놓은 상황이 결국 한가지인 두 용어의 뉘앙스에현격한 구분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계종이 추진중인 전국신도(재가)조직 결성에 있어서도, 총무원측은 `신도'라는 단체명을, 재가(신도)쪽은 `재가'라는 용어를 채택하겠다는 신경전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출가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따르는 무리라는 `신도'의 의미가 싫을 것이 없을것이고, 재가(신도)입장에선 `신도'가 스님이나 특정 사찰에 종속된 의미를 함축하는 한 고까운 생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도'나 `재가'중 어느 하나가 전국신도(재가)조직 명칭으로 결정될 것이므로 어느 한쪽은 싫든 좋은 손해(?)는 감수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가지인 두 말을 놓고 벌어지는 이같은 신경전은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그릇된 이해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계급을 부정한 부처님을 믿으면서도 종속적 의미로 신도를 대하거나 귀의의 대상을 상대의 개념으로 파악하려는 풍토 모두가 비불교적임을인식할때 이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학종 차장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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