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지혜와 덕행은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꽃향기처럼 누구나 맡을 수 있다. 인격의 향기는 그바탕에서 이루이진다. 권력과 재산이 많다고 해서 지혜와 덕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행을 오랫동안 한사람과 깨쳤다고 주장하는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과 마주하다 보면 왠지 마음이 불편하고 아집과 오만을 느낄 때가 있다. 비록 알음알이는 수승한 면이 있더라도 그것이 인격으로 형성되지 않아 그 깨침과 수행을 의심하게 된다.
중노릇이란 일반인과 달리 보다 많은 인욕과 정진을 요구한다. 오죽했으면 참는 일이 없으면 육도만행이 성취되지 않는다고 했을까. 인격의 바탕에 지혜도 있어야겠지만 자비와 인욕이 뒷받침되어야 이웃을 감동시킬 수 있는 덕행이 될수 있다. 그리고 자기 모습을 똑바로 깨달아야 남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다.
수행이란 아집과 오만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自他의 분별을 뛰어 넘는 행위이다. 만약 수행인의 인격이 세속적 사람보다 뒤지고 오히려 아집과 독선만을 지니고 있다면 훌륭한 수행이라고 할 수 없다. 자기를 비우고 自他의 차별을 초월하여 무아가 되었을 때 이웃을 위한 구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눈밝은 사람일수록 상대의 허물을 통해 자신을 바로 잡고 스승을 삼는다고 한다.
중국 혜안선사는 지혜와 덕행이 뛰어나 中京의 초청을 받았으나 그 陀行을 하여 뭇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으며 임종을 한 삼년이 지났을 때 시신이 썩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얼굴에 자비가 가득하고 향기가 났다고 한다. 위선을 지닌 사람일수록 감추어진 허물이 많다는 지적이 헛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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