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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새의 창 '일찍 일어나는 새'

기자명 김법해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어느 나그네가 캄캄한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낯선 길인데다 험하기조차 하여 걸어가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나그네가 겁을 먹은채 더듬거리고 있는데 뜻밖에 앞쪽에서 반짝이는 게 보였습니다. 등불 가까이에 다가간 나그네는 깜짝 놀랐습니다. 등불을 든 사람이 맹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이 왜 등불을 들고 나오셨습니까?” “나는 등불이 필요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기에 들고 나왔지요.” 맹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나그네에게 갈길을 자세히 가르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등불보다 더 밝은 빛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근무하던 직원으로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남들앞에 나서기를 좋아한다거나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특별히 노력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부서장의 지시를 누구보다도 많이 받았고 다른 팀원과의 업무상 대화도 가장 많았습니다. 얼른 보기에는 여느 직원과 다름없이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를 유심히 관찰해보았습니다. 그결과 딱한가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직원은 한상 그 부서에서 제일 먼저 출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전문이나 팩스를 통해 어제 퇴근 이후부터 오늘 출근 전까지 다른 부서나 본사로부터 전달된 업무협조에 관한 일련의 정보를 가장 먼저 파악해 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출근시간이 되었을 때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를 이미시작한 뒤였던 것이었습니다. 이어 부서장이 출근을 하면 그 내용을 놓고 논의를 하고 여유있게 아침차도 함께 나눕니다. 저도 어쩌다 출근시간보다 일찍 나온 경우 그 직원을 보면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에게는 먹이가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출근합시다. 경제가 힘든 요즘 만사가 걱정일 것입니다. 예전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면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바로 알게 될 것입니다.


김법해/서울 원효사 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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