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법-겨울나기 막막한 불우이웃에 관심을

기자명 각현 스님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나라살림이 꼴이 아닙니다.
괜찮다고 했던 우리 경제가 하루 아침에 벼랑 끝에 섰습니다. 마침내 두손 모두 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장 예견되는 것은 대량실업과 잇따른 기업도산 사태입니다. 들려오는 협상 내용에 따르면 98년 경제 성장률을 3%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실업자가 적어도 1백만명이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국민은 경제규모 축소와 물가고, 높은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더욱 내핍 생활을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기업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초긴축 경영이라는 험난한 파고를 헤쳐나가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불가능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 엄청난 난국의 책임이 어디에 있건 간에 우리 모두가 떠맡고해결해나기지 않으면 안될 업보(業報)입니다. 나라살림의 어려움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수년간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가정이 있는가하면 1달러 짜리 지폐를 맡기기 위해 은행을 찾는 이들의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이 눈을 돌려야 할 곳이 있습니다. 온통 나라전체가경제위기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우리 사회의소외계층들에 대한 관심입니다. 경제 불황의 여파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복지기관들은 요즘 들어 근심이 태산입니다. 변변치 못한 예산으로 어렵사리 운영해오고 있는 복지시설에도 경제불황 한파가 몰아치고 있음을 피부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여기저기서 양로원, 보육원 등 복지시설을 찾아 온정의 손길을 보내오곤 했지만 올해는 이들 시설의 가족들을 돕는 자비의 손길이 뚝 끊어졌습니다. 사람이 그립고 한없이 쓸쓸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복지시설뿐만이 아닙니다. 이웃들의 도움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홀로사는 저소득층 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등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올 겨울 나기가 막막할 따름입니다.

지금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시금 근검절약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아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슬기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그렇다고 해서 소외된 불우 이웃들의 힘겨운 삶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가장 어려울 때 격려의 말 한마디, 쌀 한톨은 그 어느때보다도 큰 희망이되고 용기를 줄 것입니다.

남과 함께 고통을 나눈다는 것은 자기 겸손인 동시에 내 삶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훌륭한 가치입니다. 보시(布施)라는 것은 물질이 넉넉하고 풍족한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며 내 마음이 자비로 넘쳐 흐를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차가운 겨울, 외롭고 지친 이웃들을 향해 우리의 따스한 마음을 건네줍시다.


각현 스님/연꽃마을 이사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