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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지식사회’ 불교,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6. 의료계

기자명 김형규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인재 길러낼 통로가 없다”

기독계 의대 8개소, 불교계 고작 1개소
병원만 갔다오면 개종…인재양성 나서야

불자들이 병원 입원이나 치료를 계기로 종교를 바꾸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유는 가톨릭이나 개신교의 공격적인 병원선교에 기인한 것이지만 스님이나 불자들이 아파도 갈만한 불교병원이 없어 타종교계에서 운영하는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데 근본원인이 있다.

현재 우리 나라의 의료기관 중 가톨릭 교단에서 운영하는 것은 서울성모병원을 비롯, 20여개의 병원과 13개 의원 등 33개소. 또 개신교 교단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등 종합병원만 20∼30여 개소에 일반의원은 파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다. 그러나 불교 종단에서 운영하는 의료 기관은 단 5개소에 불과한 실정. 이 같은 결과는 의료계 인재라 할 수 있는 의사를 배출 교육기관의 숫자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일반 의예과의 경우 가톨릭은 3개 대학에서 매년 200여명, 개신교는 5개 대학에서 419명의 의사를 배출하는데 비해 불교계는 1개 대학에서 50여명의 의사를 배출하는 것이 고작이다.

특히 개신교의 경우 9개의 보건전문대에서 매년 1000여명이상의 간호사를 배출하고 있는데 비해 불교계는 동국대에서 배출하는 수십명에 불과하다. 다만 불교계는 매년 80여명의 한의사를 배출해 체면을 세우고 있지만 이것도 교세가 열악한 원불교가 매년 100여명의 한의사를 배출하는 것에 비하면 부끄러운 숫자에 불과하다.

병원 선교 인재 양성에도 이들은 매우 적극적이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경우 병원에 반드시 원목제도를 두고 있는데 불자들이 병원에서 개종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들 원목들의 활동에 의해서다. 가톨릭 원목제도는 1950년대 병원 건립과 동시에 마련된 제도로 사제 1명과 수녀 5명, 서기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병원 내 마련돼 있는 성당의 관리를 통해 병원 내 의사와 간호사를 종교적으로 결속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종교에 관계없이 매일 입원 환자들을 방문, 기도와 상담 등 다양한 호스피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개신교도 목사와 전도사, 신도들로 구성된 원목제도를 통해 환자들에게 찬송가를 불러주거나 기도, 성경책 나눠주기 등 활발한 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교계에서 운영하는 불교병원의 경우에도 법당만 마련돼 있을 뿐 원목제도에 상응하는 인재 양성과 제도 마련은 생각지도 못하고 실정. 이외에 가톨릭은 1967년 한국가톨릭병원협회를 창립해 가톨릭 병원에 종사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협회지와 세미나, 그리고 종교적 신앙을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개신교의 경우에도 1969년에 설립된 한국기독교 의료선교협회에 63개 의료단체 의료인들이 교파에 관계없이 모여 의료인 선교대회와 훈련교육, 자원봉사, 해외의료선교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

강남 봉은사에서 의료봉사를 벌이고 있는 선재의료회 강경구(강내과의원 원장) 회장은 “타종교가 적극적으로 병원을 짓고 인재를 길러내는 동안 불교는 서양의학에 대한 막연한 배타감만을 키워온 것이 결국 아파도 마땅히 갈만한 병원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결과를 낳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 불교계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교계 의료관계자들은 인적·물적으로 열세인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불자 의료인들을 한데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종교인구 비율로 따져도 그 숫자가 결코 만만치는 않을 이들 불자 의료인들에게 교리적인 이론을 제공하고 병원에서 활발한 신행활동을 전개 할 수 있도록 교단에서 뒷받침을 해 줘야 한다는 것. 최근 개원한 동국대 의료원 강남 한방병원 이원철 원장은 “전국에 있는 교구본사별로 사찰 직영병원을 건립해 불교계 의료인재를 흡수하고 참선이나 염불 등 치료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이론과 방법들을 불교 안에서 끊임없이 창출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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