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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이미 충분한 것 나눠준것 뿐인데.." (교계 첫 장기기증 장순자씨)

기자명 김민경
"지장보살은 지옥중생을 구하기 위해 지옥에까지 가십니다. 그에비하면 병고에 시달리는 이웃에게 내게는 이미 충분한 것을 나눠주는일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지난 11월, 자신의 신장 하나를 생면부지의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아낌없이 떼어준 교계 최초의 생전 장기기증자 장순자(54세.법명 지원경)씨는 자신의 행위가 기사거리가 되는 세태가 오히려 기사감 아니냐고반문했다.

"장기기증서에 서약한 후 기증받을 사람이 나타나고 수술날짜가 잡혀병원에 입원하는 동안에는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그러면 지하철 속이든병원이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했지요."

3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기둥삼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생활을 꾸려오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장씨는 지난 늦봄 우연히 교계신문에서 대원회의 각막및 장기기증본부 발족 소식을 접했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어린시절부터 장기기증운동의 당위성에 공감해왔던장씨는 즉시 대원회에 생전 신장기증.뇌사시 장기기증.사후 시신및각막기증서를 접수했다.

이십대 초반의 두 아들은 어머니의 뜻을 좇아서 각막 및 장기이식동의서를 아무런 반대없이 작성해줬다. 그들의 어머니는 아들들에게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헌혈을 권유하던 이였기 때문이다.

장씨의 신장을 기증받은 이는 한국국방연구원 정책연구소에 근무하는엄태암(36세)씨. 국방연구원불교회 회장이다.

이식수술을 위해 한달여 계속된 검사기간동안, 그리고 수술 3~4일전부터의 입원생활 틈틈이 장씨는 엄태암씨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자신보다는 그를 위해 기도하는 나날을 보냈다.

신장기증사실은 친척들에게 비밀로 부쳐졌었다. 그런데 수술 전날불안해진 아들이 외삼촌에게 사실을 알려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고 한다.우려와 회유의 전화가 줄을 이어 병실에 차분히 누워있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수술 후 보름만에 퇴원한 장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장기기증을 권유하고있다고 한다.

"장기기증은 이웃사랑하는 마음의 당연한 귀결입니다.특히 신장의 경우 건강한 사람은 두개의 신장 가운데 25% 즉 신장 한 개의반 정도만 활용하고 있으므로 생전에 한 개를 기증해도 무방합니다."

장기기증은 불자들의 최고 덕목인 보시행을 실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아직도 많은 불자가 외면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올해로 30년째 불교와 인연을 맺고 있는 장순자씨는 노인무료급식소인자비의 집에서 2년전부터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장기기증을 계기로 간병활동의 중요성도 새삼 알았습니다. 가까운시일안에 간병인교육을 수료하여 돌보는 사람없는 이들의 어려움을덜어줄 생각입니다."

장순자씨의 보살행과 서원은 끝이 없다.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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