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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 옛 선사의 기개 이제는 없나

기자명 김민경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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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이 하는을 찌르던 옛 중국의 한 선원에서 도의 실체를 두고 선원의대중이 동서로 나뉘어 논쟁을 벌였다.

논쟁의 와중에 선원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스승의 손에 두 동강 났다.


- 2 -

효림스님의 쓴 책 <자네 도가 뭔지 아나>가 세간의 화제이다.

스스로 무문관을 짓고 수년째 칩거중인 도반에서부터 산길 눈속에서얼어죽은 운수납자에 이르기까지 바람처럼 입으로 입으로만 떠돌던 수행자들의 거짓말같은 수행일화가 한데 모아진 책이다.

쉽게 들여다볼 수 없던 수행자들의 내면을 내시경으로 낱낱이 살펴 보는듯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재미도 재미려니와 이 시대를 사는 수행자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지분명히 알게한다.


- 3 -

화약냄새가 등천한다. 북한의 도발적 발언에 따른 강진도 우리를 때리고있지만 세계는 지금 종교전쟁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대과격파의 회교사원 총기난사는 종교간 대립의 극한을 보여준다.

왜 갑자기 종교전쟁인가. 세계가 지금 종교원리주의로 회귀하고 있기때문이다. 동서간 이념의 벽이 무너진 이때 인류는 종교에 눈을 돌렸다.

이념이 사라져버린 그 자리 정신적 공허감을 종교로 메우려한다는 한서구 종교연구가의 진단도 있다.

종교원리주의 회귀현상을 우리는 지금 이 자리 우리 주위에서도 발견한다.

회귀현상이 당연한 귀결이라면 우리에게는 이것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킬과제가 남는다.


- 4 -

오는 30일의 조계종 종회에서는 총무원장선거가 치러진다.

사전정지작업으로 무풍지대를 만들어놓고 치러지는 선거, 경선자도 없고전종도들의 개혁에의 피나는 염원이 진작부터 사라진 선거가 치러진다.

세상을 맑힐 수행자의 출현이 희구되는 이때에, 세계가 종교원리주의로회귀될 만큼 종교의 대사회적 비중이 높아지는 이때에 과부보쌈하듯 치러질총무원장선거날을 앞두고 고양이를 두 동강 낸 옛 선사의 기개를 그리워한다.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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