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님이 쓰는 불교 이야기 - 신장

기자명 지묵 스님
법당에서 부처님께 예불을 올린 뒤에 옆으로 돌아서서 반야심경을 송하는이유를 알고싶어 하는 이가 있습니다.

대개 신중탱화를 향해 합장 반배를 하고 반야심경을 송하고 있지요. 또한신중 기도는 `화엄성중'하고 그 명호를 부릅니다.

화엄성중은 이를 그대로 화엄경에 나오는 여러 호법 신장으로 사천왕을비롯한 104 위를 모시고 있으나 적게는 52위 등을 모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법 신장의 존재 이유를 옛 스님들은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과 보살님은 마치 한 나라의 국왕과 같이 지덕으로뭇 중생들을 너그러이 이끌어 가며, 죄인의 허물을 다스리는 각박한 일들은 국법을 다스리는 아래 사정기관이 전담하여 벌을 내리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불법을 해치는 무리로부터 정법을 수호하는 호법 신장이 부처님세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신장이 정법을 수호하는 방법에도 두가지가있습니다. 대자대비로써 마음을 돌이킬 수 없는 마구니(악마)는 벌을 내려다스리는 방법과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대승보살의 주위에서 삼엄하게 경계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호법 신장은 예불에 동참한 대중들의 반야심경 법문을 듣고용기 백배하여 더욱 임무에 충실해진답니다. 따라서 호법 신장의 격려의뜻으로 예불 끝에 반야심경을 송하는 것이지요.

심신을 청정히 한 도인의 주위에는 항상 호법 신장이 옹호하고 있다는이야기가 예로부터 적잖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호법 신장이 다름 아닌 우리모두 인줄을 의심할 나위가 없지요.

마음의 바탕은 곧고 바르기 때문에 큰 바다가 마치 모든 찌꺼기를 남김없이 바닷가로 내보내는 것처럼 정법에 어긋난 일은 추호도 용납치 못합니다.

호법 신장이 우리의 마음 밖에 있다고 여겨서는 큰 착오입니다.

불경에서 선신과 악신이 나오는 대목은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선악갈등의 표현 이외에 다른 뜻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은 무척 단순한 듯 해 보이지만 복잡하기로 말하자면 이 세계가모두 들어 있을 만큼 헤아리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마음, 마음이라고 하는 이 마음이여 참으로 찾아내기 어려워라.

너그러워질 때에는 너른 세상도 다 받아 들일 수 있으나 옹종해질 때에는바늘 하나도 용납할 수 없어라.

달마대사의 법문입니다. 이런 미묘한 마음 속에 호법 신장이 자리하고있다는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지묵=송광사 스님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