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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지혜 에서이 법구경

기자명 이원섭
371. 선정을 닦아 방종함이 없어서

욕정의 난행으론 나가지 말라.

닳아오른 쇳덩이를 입으로 삼켜

자해하여 제 몸을 태우진 말라.

선무방일 막위욕란

불탄용동 자뇌초형

372. 선정 없는 곳에 지혜는 없고

지혜 없는 곳에 선정 없다.

도는 선정과 지혜 좇아 생겨나

드디어는 열반에 이르게 되느니라.

무선불지 무지불선

도도선지 득지이원

사람은 누구나 변호사를 고용하여 그 변호를 받으며 살아가니, 그 변호사란 바로 자기다. 자기가 자기의 변호사인 터이므로 돈도 안 드는데다가,철두철미 헌신적인 봉사를 받을 수 있다. 그나 그뿐인가 재판장도 다름아닌 자기 자신이고보면 그 언도는 항상 무죄로 떨어지게 마련이니, 뇌물을먹었건 사기를 쳤건 공공건물에 방화했건 간에 그 판결문은 "혐의 없다"의일색임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는 것도 아니어서 보훈처의 직책마저 스스로 떠맡고있다. 그러기에 정국을 어지럽히는 일만 골라 하고 있으면서도 자기는애국자요. 남의 책만 베껴먹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대학자요. 음담패설밖에 하는 것이 없으면서도 자기는 위대한 문사요. 공해 창출에 앞장서면서저질 상품만 만들어 내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으젓한 사업가라는 따위로,아무리 생각해도 자기는 괜찮은 사람이요 착한 사람이라는 판정을 내린다.

그리하여 제 가슴에 스스로 훈장을 달아 주어 그 동안의 공로를 치하한다.건국공로훈장.을지무공훈장.충무무공훈장.화랑무공훈장.문화훈장.금탑산업훈장.은탑산업훈장…. 이리하여 스스로 자기를 고발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않는 것이다. 남에게는 그렇게나 가혹한 검찰관인 주제에 말이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싶은가. 죽어서는 극락이나 천국에 가고 싶은가. 한 걸음 더 나아가 깨달음을 얻어 도인이라는 칭송을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해야 할 것은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는 일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착한 마음이움직이고 있음이 발견되면 당신은 착한 사람이므로 천상계에 가게 될 것이며, 욕망에 물들지 않은 청정한 모습이 확인되면 당신은 청정한 사람이므로 정토에 나게 될 것이며, 번뇌와 보리의 대립마저 없어져서 참으로무애할 수 있다면 당신은 도인임이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탐욕이들끓고 있다든가,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생각에 움직이고 있다 한다면,당신은 결코 착하거나 청정하거나 한 사람은 아님이 되리니, 하물며 어찌도인으로 자처할 일이겠는가.

누군가는 "자기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란 바로 자기의 마음이다. 그가 무슨 일을 하여 어떤 성과를 거두었건 말건 그를 평가할 척도는그의 마음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이 곧 자기임을 알아 제 마음을스스로 응시할 때. 청계천을 복개하듯 그럴듯한 언행으로 남들과 자기를아울러 속이고 살아오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신의진상 앞에 전신을 오돌오돌 떨어야 할 것이다.

이 더럽고 어지러운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사업을 해왔으니 오죽했겠는가.진리를 탐구하노라 외쳐왔으니 오죽했겠는가. 더구나 종교를 믿는다. 수행한다 해왔으니 오죽했겠는가.

그러므로 부처님은 선정을 닦아 지혜를 낳는 일이야 말로 생사에서 벗어나열반에 이르는 길이라 말씀하신 것이니, 어지러움을 가라앉혀 청정한 모습으로 바뀌는 마음이 선정이요. 그런 마음에 나타나는 청정한 슬기가 지혜라 할때, 이것 말고 불자의 갈 길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원섭 <시인.불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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